러 정보기관·비밀경호국 내부 소식 정통 언론인 솔다도프 분석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 명령을 내렸지만 예상 밖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에게 불만을 품은 러시아군 장성들의 쿠데타에 적극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20여년간 러시아 정보기관 활동을 추적해온 웹사이트 ‘아젠투라’의 편집자인 안드레이 솔다토프는 영국 채널4방송의 대표 보도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격렬한 저항에 직면해 흔들리는 상황 탓에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궁 내부발(發) 쿠데타를 직면할 수도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이 이런 가능성을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솔다토프는 “푸틴 대통령이 이미 자신의 신변에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런 이유로 자신의 목숨까지도 위협할 수 있는 잠재적인 쿠데타에 대해 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솔다토프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최고의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이 우크라이나 상황과 관련해 잘못된 예측을 가져다준 것, 우크라이나에 진주한 러시아군의 진격 현황이 지지부진한 것에 대해 크게 화가 났다고 분석했다.
FSB 제5국 세르게이 베세다(68) 국장과 아나톨리 볼류흐(66) 부국장이 체포되고, 러시아군 지휘관이 8명 안팎으로 해임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솔다토프는 분석했다.
솔다토프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부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끄는 키이우(키예프) 중앙정부에 맞설 반대세력이 없다는 점을 이제야 깨달은 듯하다”며 “우크라이나 전황에 대한 정보만큼은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비밀경호국(SS) 내부에 믿을 만한 소식통을 둔 솔다토프는 러시아군과 FSB 고위 당국자들이 푸틴 대통령이 너무 두려운 나머지 진실을 말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 스스로 자신이 세계에서 가장 박식한 정치인이라 믿고 있으며, 지정학에 대한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기를 좋아한다”며 “러시아 고위 핵심부는 푸틴 대통령이 듣고 싶어하지 않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다. 아무도 책임지고 바른말을 하려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이어 “현재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선 (전황이나 외교적 현실과 관련 없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라며 “러시아 지휘 계통이 점점 더 이상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