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질소 방출 나노입자 이용
분당서울대병원 이정렬 교수·서울대 융대원 이강원 교수 공동 연구팀 개발
나노입자 기술로 동결 난소 이식 시 허혈 손상에 의한 난소 기능 저하 개선
[헤럴드경제(성남)=박정규 기자]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이정렬 교수(난임·가임력 보존 클리닉),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이강원 교수 공동 연구팀(제1 저자: 양충모 박사)이 산화질소 방출 나노입자를 이용해 난소 이식의 대표적 문제점으로 꼽혔던 허혈 손상에 의한 난소 기능 저하를 개선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난소 동결 및 이식은 난소 조직을 떼어내 미리 동결시켜놓고 항암치료 등을 받은 후 재이식하는 가임력 보존 방법으로, 난소 기능이 저하될 것이 예상되지만 일반적인 배아 동결, 난자 동결을 받기 어려운 환자들에게 적합한 방식이다.
난자 냉동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가지지 못하고 즉시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 가임기 여성 암 환자나, 사춘기 이전의 소아암 환자들에게는 향후 임신을 위한 유일한 선택지로 알려져 있다.
최근 난소 이식 후 임신 및 출생까지 성공적으로 이어진 사례가 세계적으로도 다수 보고되며 유망한 가임력 보존 치료로 자리 잡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식된 난소의 기능이 높지 않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되어 왔다.
이는 이식 직후 혈관이 생성되기 전까지 허혈(虛血·혈액 공급이 제한되며 조직에 필요한 산소 등이 부족해짐) 상태에 놓이며 난소 조직이 손상을 입기 때문인데, 난소 이식의 임상적 유용성을 높이기 위해서 해결해야 하는 큰 난제로 꼽히고 있다.
공동 연구팀은 이러한 초기 허혈 손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산화질소를 방출하는 나노입자가 함유된 피브린·하이드로겔(이하 나노입자)로 이식 전 난소를 코팅해 혈관 생성을 가속화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산화질소는 혈관 생성과 확장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는 물질로, 연구팀은 독성이 나타나지 않게끔 적절한 속도로 이를 방출할 수 있는 나노입자를 직접 개발해 실험에 적용했다.
그 결과, 나노입자를 코팅한 난소를 이식할 시 난포(난자를 포함한 세포 집합체)의 개수와 질이 유의미하게 증가했으며, 특히 난소 내 혈관 밀도는 비이식 그룹에 비해 4.78배까지 상승하는 결과를 보였다. 나아가 이식한 난소에 과배란을 유도하고 수정을 시도했을 때 배반포 배아(포배기 배아)의 형성률도 증가하며 난소의 생식 기능이 향상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난소 동결 및 이식법이 임상에서 널리 적용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와 같은 연구 성과는 의학과 공학(나노 기술)의 융합 연구를 통해 향후 암 환자들에게 난소 이식이 이상적인 가임력 보존 방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중요한 기반 기술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향후 임상 적용을 위한 추가 연구를 바탕으로 난소 동결 및 이식법의 효용성을 높이고 실제 적용률을 증가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를 주도한 이정렬 교수는 “본 연구는 그동안 난소 조직 이식 시 난제였던 허혈 손상을 최소화하고 혈관 생성을 증가시키는 효과적인 신기술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특히 이러한 기술이 난소 이식 후 생식 기능의 향상에도 기여함을 입증함으로써 이식 시 난소 기능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고려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의공학 학술지 ‘바이오파브리케이션(Biofabrication)’ 최근호에 출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