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법무정책연구원, 스포츠계 부패 실태 관련

지난해 9월부터 한달간 체육인 203명 설문조사

64% “적발 안돼”…61% “행위자 처벌 잘 안돼”

45% “2020년 생긴 스포츠윤리센터, 효과없다”

형정원 연구진 “스포츠윤리센터 기능 강화 필요”

지난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베이징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연합]
지난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베이징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최근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진행되면서 스포츠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체육인 10명 중 6명은 부패행위가 벌어져도 적발되지 않고 처벌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육계 부패방지를 위한 스포츠윤리센터가 신설되는 등 제도는 있으나 신고·적발이 어렵다는 것이다. 처벌도 약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낮다는 비판도 나온다.

13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형정원)에 따르면 형정원 연구진은 지난해 9월부터 한 달 동안 선수·지도자·심판·스포츠행정가 등 체육인 203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 최근 ‘스포츠계 부패 실태 및 관련 제도개선 연구’ 보고서를 통해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를 보면 체육계 부패행위 적발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가 64.0%, 부패행위자 처벌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은 61.1%였다. 연구진은 스포츠 조직 구조상 조직 사유화를 예방하거나 사후 대응이 가능한 제도적 장치가 충분하지 않은 점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대표적인 스포츠계 부패로는 대학 입시비리가 꼽힌다. 이 경우 학부모·대학·고교 코치 간 담합 하에 은밀하게 벌어진다. 연구진은 이때 피해자·가해자가 모두 공범의식이 있어 매우 불합리한 경우가 아니라면 덮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74.4%는 ‘한국 체육계 전반의 부패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심각하지 않다’는 응답은 12.3%에 불과했다.

쳬육계 현장에서 발생하는 부패행위 중 선수·지도자 불공정 선발 문제와 선수 간 갑질 문제가 각각 35.5%로 가장 심각하다고 인식됐다. ▷입시 관련 비리(10.8%) ▷편파 판정(9.9%) ▷승부조작(3.9%)도 뒤를 이었다.

체육단체와 관련된 부패행위 중에선 ‘결정권자 개인 이익에 따른 체육단체 운영(51.7%)’이 가장 심각하다고 지적됐다. ‘특정 인물에 대한 채용 특혜 제공 등 인사 비리(18.7%)’와 공금횡령·수당 부당수령 등 회계 비리’와 ‘체육단체의 장(長)·임원 선임 관련 선거 비리’가 각각 10.3%로 뒤를 이었다.

체육계 내 부정부패를 알게 되더라도 신고까지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경험자 중 절반 이상인 52.9%가 ‘신고 효과가 없었다’고 답했다. ‘신고가 전혀 효과가 없었다’는 응답도 35.3%에 이르렀다.

연구진은 “지지부진한 후속 조치와 2차 피해 때문에 신고자들의 신고 효과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고 효과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은 ‘명확한 부패행위 증거 확보의 어려움(22.2%)’이 손꼽혔다. 두 번째 요인으로는 ‘부패행위자의 체육계 인맥에 의한 조직적인 사건 처리 방해(17.2%)’가 지적됐다. ‘신고를 해도 아무 소용없어 무력감을 느낀다’고 답한 사람도 응답자의 12.8%에 달했다.

체육계 부패방지를 위해 마련된 제도적 장치가 존재는 하지만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2020년 8월 설립된 스포츠윤리센터는 응답자 절반에 가까운 45.0%가 ‘효과가 없다’고 평가했다. 문화체육부 스포츠비리신고센터는 38.4%,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은 37.1%가 ‘효과가 없다’고 응답했다.

연구진은 “스포츠윤리센터가 그간 체육계 제도적 장치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기구로 신설됐지만, 효과성에 대해선 기존 장치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스포츠윤리센터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해 더 효율적인 스포츠비리 방지 기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hop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