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왕눈이 카메라 ‘아이폰13’ 위력 이 정도?”
삼성전자가 전 세계 스마트폰시장 1위 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몰렸다. ‘왕눈이 카메라’로 불리는 애플 아이폰13의 위력이 대단하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는 이미 아이폰13을 앞세운 애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연간 점유율 격차도 1%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그동안 삼성은 판매량에서 애플을 크게 앞질렀다. 하지만 애플의 5G(세대) 스마트폰 ‘아이폰12’와 ‘아이폰13’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양사의 격차가 크게 줄었다.
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는 18.9%, 애플은 17.2%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판매량 기준). 삼성과 애플은 1.7%포인트 차이를 두고 초접전 중이다. 그 뒤를 샤오미(13.5%), 오포(11.4%), 비보(9.6%) 등 중국 업체가 차지했다.
2021년 4분기만 놓고 보면, 삼성은 이미 애플에 밀렸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 분석 결과, 4분기 시장 점유율은 애플 22%, 삼성 20%, 샤오미 12% 순서다(출하량 기준).
더 큰 문제는 성장률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애플은 25.5% 증가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은 (2021년) 1년치 기준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아이폰은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첫 번째 5G 스마트폰이었던 아이폰12에 이어 아이폰13도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애플의 아이폰 매출은 2분기 46조원, 3분기 45조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상승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고전 중인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13의 인기가 엄청나다. 애플은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6주 연속 중국 시장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아이폰에 맞설 삼성전자의 전략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는 판매가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S21’은 6개월간 1350만대가 판매됐다. 앞서 출시된 ‘갤럭시S20’ 시리즈(1700만대) 판매량보다도 20%가 적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 부진을 폴더블폰으로 만회하려 하고 있다. 폴더블폰시장에서는 막대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판매량에서는 아이폰에 크게 뒤처진다.
샤오미의 성장세도 무섭다. 샤오미는 연간 점유율 기준 처음으로 3위에 진입했다. 미국의 무역 제재로 화웨이가 휘청하는 사이 중저가 시장 수요를 흡수했다. 전년 대비 성장률은 35.1%로, 상위 5개 업체 중 가장 높았다. 오포와 비보 또한 각각 32.8%, 25.2% 성장률을 기록하며 화웨이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