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베끼기 애처로울 지경” 중국 ‘국민폰’ 어쩌다 이런 꼴 [IT선빵!]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OPPO)의 폴더블폰 '파인드 N'(왼쪽)과 삼성전자의 '갤럭시 Z폴드 3'. [유튜브 채널 ‘Gadgets Compare’ 캡처]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삼성 따라 하더니 초심까지 잃었다.”

중국 스마트폰업체의 삼성전자 베끼기 전략을 두고 해외 매체에서도 강도 높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겉으로는 ‘스마트폰의 혁신’을 회사의 정체성으로 내세웠지만 가격부터 디자인, 사양에 이르기까지 빠르게 차별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네덜란드 IT 전문매체 렛츠고디지털은 중국 스마트폰업체 오포(OPPP)를 두고 이같이 평가하며 “오포의 스마트폰을 살 바에는 차라리 다른 것을 사라”는 표현까지 덧붙였다.

오포는 국내에서 인지도가 낮은 편이지만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주춤한 상황에서 그 빈자리를 꿰차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오포의 출하량은 1억4320만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8% 성장했다. 지난해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강세를 이어갔으며 하반기에는 유럽, 중동아프리카, 동남아시아에서도 빠른 성장을 보였다.

“삼성 베끼기 애처로울 지경” 중국 ‘국민폰’ 어쩌다 이런 꼴 [IT선빵!]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OPPO)의 폴더블폰 '파인드 N'(왼쪽)과 삼성전자의 '갤럭시 Z폴드 3'. [유튜브 채널 ‘Gadgets Compare’ 캡처]

그러나 렛츠고디지털은 글로벌 소비자 리뷰 전문사이트 ‘트러스트파일럿(Trustpilot)’에서 오포에 대한 혹평이 쏟아지고 있는 점을 근거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러스트파일럿에서 오포 브랜드에 대해 ‘형편없다(Bad)’가 63%, ‘별로다(Poor)’가 8%로 부정적인 의견이 71%에 달했다.

렛츠고디지털은 그 이유 중 하나로 가격을 꼬집었다. 오포는 최근 스페인 프로축구단 FC바르셀로나와 메이저 테니스대회 프랑스오픈, 럭셔리 차량 람보르기니 등과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하며 잇달아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다. 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스마트폰 판매가격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 베끼기 애처로울 지경” 중국 ‘국민폰’ 어쩌다 이런 꼴 [IT선빵!]
덴마크 소비자 리뷰 전문사이트 ‘트러스트파일럿(Trustpilot)’에서 집계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OPPO) 브랜드에 대한 평가. ‘형편없다(Bad)’가 63%, ‘별로다(Poor)’가 8%로 부정적인 의견이 71%에 달한다. [‘트러스트파일럿’(Trustpilot) 홈페이지 캡처]

반면 기능은 제값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렛츠고디지털은 동시에 두 개의 앱을 실행하는 멀티앱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 점을 대표적으로 들었다. 백그라운드에서 실행 중인 앱을 자동으로 종료하도록 설계돼 멀티앱 사용이 불가능하다. 배터리와 메모리 소모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멀티앱 기능에 익숙한 이용자들에게는 불편한 부분으로 꼽힌다.

카메라 광학 줌 기능의 퇴보도 지적을 받는다. 오포는 지난 2019년 광학 10배 줌 렌즈를 탑재한 ‘레노10x줌’을 선보여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오포의 미래 경쟁력이 주목받았지만 이후 5배 줌(‘레노 4 Pro’), 2배 줌(‘레노 6 Pro’)으로 점차 줌의 범위가 줄어들었다. 저장용량도 512GB에서 256GB으로 낮췄다. 여기에 디자인은 삼성전자 제품을 따라 하면서 오포만의 강점이 퇴색했다는 평가다.

이를 두고 렛츠고디지털은 “경쟁에만 몰두하다 보니 오포만의 강점을 잃어버리게 돼 안타깝다”며 “초기에 혁신적인 스마트폰 제조사임을 강조했던 오포가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