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주력 시장에 SK온·LG엔솔 참전
지난해 각형 비중 57% 달해…시장 대세로
폭스바겐 각형 비중 80%…테슬라도 채용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각형 배터리’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기존 삼성SDI가 주력해 오던 시장에 SK온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도 본격 진출을 예고하면서다.
▶LG엔솔·SK온도 각형 시장 ‘도전장’=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각형 배터리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그동안 파우치형·원통형 배터리를 주로 생산해 왔는데, 각형까지 시장을 확대하는 셈이다.
SK온도 각형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지난해 각형 배터리 조립과 공정·용접기술 개발 분야의 경력직 인력을 채용하기도 했다. SK온은 파우치형만 생산해 왔지만, 각형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자 제품 라인업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애초 각형 배터리 시장은 중국 CATL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여 왔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삼성SDI가 유일하게 주력으로 각형을 생산해 왔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새롭게 시장 진출을 고려하는 것은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들의 각형 요구가 커지고 있어서다.
세계 2위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그룹은 지난 3월 오는 2030년까지 각형 배터리 비중을 8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원통형 전지만을 고집해 오던 전기차 업체 1위 테슬라도 각형을 추가로 채택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전망치에 따르면 지난해 배터리 시장에서 각형 비중은 57%에 달했다. 파우치형은 26%, 원통형은 17%를 차지했다. 2020년 각형 비중은 49%, 파우치형은 28%, 원통형은 23%였다. 각형 비중이 8%포인트 증가하는 동안 파우치형과 원통형은 비중이 소폭 줄었다.
▶각형·파우치·원통형 뭐가 다를까?=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금속의 직사각형 캔 모양으로 생겼다. 원통형 배터리에 비해 얇고, 파우치형보다 외부 충격에 강하다. 제작 공정 단계가 간소해 대량 생산 시 비용 절감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다만 파우치형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최근 모듈을 생략한 셀투팩(CTP) 배터리 시스템, 팩을 생략한 셀투카(CTC) 배터리 시스템 등의 형태로 각형 배터리의 단점이 보완되며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선 각형 배터리가 파우치형에 못지않은 효율을 갖게 된다면, 성능 열위를 극복하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양극·음극·분리막 등 배터리 소재를 층층이 쌓아 내부를 채우는 방식이다. 이후 양·음극 전극을 파우치에 얹어 접착시키고 파우치 안에 전해액을 주입하는 식으로 만든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소재를 쌓아 올리는 형태로 공간을 빈틈없이 꽉 채울 수 있어 에너지 밀도가 높다. 배터리 모양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생산 원가가 높다.
원통형 배터리는 ‘AA’ 혹은 ‘AAA’ 규격 건전지와 유사한 형태다. 원통형 배터리는 규격화된 사이즈를 갖고 있어 가격이 가장 저렴하고 대량 생산이 쉽다. 부피당 에너지 밀도도 높은 편이다. 다만 진동에 약하다는 단점 때문에 전기차보다는 전동공구, 청소기 등에 주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테슬라가 원통형을 주력 배터리로 채택하면서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