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9조2000억원·매출 76조4000억원
中 생산량 축소 속 차·조선 등 전방산업 견조
원재료 가격 불확실성에도 호실적 지속 전망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철강 수요 회복과 단가 상승으로 포스코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전방 산업의 회복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는 연결 기준 2021년 영업이익이 9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83.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2일 공시했다. 매출은 76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1% 늘었다.
포스코의 연결 기준 연간 영업이익이 9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1968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기존의 연간 최고 실적인 2008년의 7조2000억원을 2조원이나 웃도는 수치다.
연간 매출이 70조원대를 기록한 것도 최초다. 이전의 매출 최대치는 2011년 기록한 68조9000억원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반사이익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생산 위축으로 재고 수준이 낮아진 가운데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 업체들이 자국 내 환경규제 정책에 발맞춰 생산량을 줄이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수요 증가 속에서 주요 제품의 단가 인상도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일부 올랐지만, 조선용 후판과 자동차용 강판 등 주요 제품의 판매 단가가 오르면서 수익성이 확대됐다.
포스코에서 철강 부문은 전체 매출 가운데 60%의 비중을 차지한다. 실제 철강 부문을 의미하는 별도 기준 지난해 매출은 39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6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6%, 484.6% 각각 증가했다.
별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전의 최고 기록은 매출이 2011년 39조2000억원, 영업이익이 2008년의 6조5000억원이었다.
건설·에너지 등을 포함하는 ‘글로벌인프라 부문’과 케미칼이 속한 ‘신성장 부문’의 실적도 고르게 성장했다. 포스코는 이달 말 컨퍼런스콜 방식으로 기업 설명회를 열어 구체적인 실적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호실적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전방 산업의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원자재(철광석) 가격의 하락세와 중국의 탄소 감축 정책에 따른 생산 억제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중국의 증산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긍정적인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편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철강 수요가 작년 대비 2.2% 증가한 18억9600만t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철강 수요 증가율(4.5%)보다 낮지만, 2020년 증가율(0.1%)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하락폭을 상회하는 판가 인하 가능성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포스코는 올해도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며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