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석탄 수출 제한 후 중국 내 가격 급등
중국 석탄 사용 공정 마진 줄면서
CTO·CTMEG·PVC 등 반사이익 이어질듯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석탄 최대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에서 1월 한달간 석탄 수출을 금지하면서 중국 내 석탄 가격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석탄 기반인 중국 화학산업에 수급 난항이 예상돼 화학제품 발주가 상대적으로 석유 기반인 국내 업계로 몰릴 전망이다. 국내 화학업계가 반사이익을 얻는 반면, 석탄에 의존적인 국내 발전 및 철강·시멘트산업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가 이달 말까지 자국 내 발전소의 석탄 부족으로 대규모 정전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석탄 수출을 금지하면서 중국 내 석탄 가격이 급등했다. 중국 정저우(鄭州) 상품거래소에서 석탄 가격 지표인 발전용 석탄 5월 인도분은 인도네시아의 수출 제한 발표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4일 한때 7.8% 오른 712.4위안(약 13만3400원)에 거래됐다.
발전 및 산업에서 석탄 소비량이 많은 중국은 지난해부터 석탄 수급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중국은 호주와 외교적 분쟁으로 석탄 수입을 제한하면서 더욱 인도네시아산 석탄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11월 인도네시아산 석탄 1억7800만t을 수입했는데 이는 중국 전체 석탄 수입량의 60%가 넘는다.
이 같은 상황에 중국에서 주요 화학제품 주문량을 제때 소화할 수 없어 발주가 국내 화학업계로 몰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석탄을 활용하는 중국 내 CTO(석탄으로 올레핀족 화학제품을 만드는 공정), CTMEG(석탄으로 모노에틸렌글리콜을 만드는 공정) 관련 롯데케미칼과 대한유화에 수혜가 예상된다.
PVC(폴리염화비닐)를 생산하는 한화솔루션, LG화학 등도 중국 석탄난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거론된다. 지난해부터 석탄 수급 부족으로 인한 대규모 전력난을 겪은 중국이 PVC 공정 가동에 차질을 빚으면서 국내 기업들이 입었던 수혜가 인도네시아발 석탄 수급 부족으로 연장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이 석탄을 기반으로 PVC를 생산하지만 국내에서는 원유에서 나오는 납사를 기반으로 PVC를 생산한다.
PP(폴리프로필렌)산업에도 석탄 가격 상승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PP는 인체에 무해해 PVC보다 가격이 높은 편이기는 하나 PVC 대체재로 PVC 가격이 오르면 PP가격도 함께 오른다. 공장 용수관용 파이프를 만드는 데 주로 쓰이는 PP를 생산하는 효성화학도 석탄 대란의 수혜를 함께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발전업계와 철강, 시멘트업계는 ‘제2요소수’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한국도 인도네시아 석탄의 주요 수입국이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지난해 석탄 수출의 73%는 중국을 비롯해 인도 일본 한국에서 수입했다. 다만 겨울에는 석탄을 미리 확보하기 때문에 당장 공급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는 게 정부와 발전업계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