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부터 가쿠빈·짐빔 품절 대란
일본 내 위스키 수요 급증에 홈술 ‘하이볼’ 인기
자영업자 “산토리 하이볼 대체 레시피 찾는다”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홈술’ 주종으로 MZ(밀레니얼+Z) 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산토리 하이볼이 실종됐다. 하이볼의 원조격인 일본 산토리사의 ‘가쿠빈’, ‘짐빔’ 위스키가 품절 대란을 일으키면서다.
2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초부터 일본 산토리사의 ‘가쿠빈’, ‘짐빔’이 제조사 품절로 수급난이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입주류 도매업체부터 남대문 주류상가까지 일본 산토리사 위스키 취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는 일본 산토리사 위스키를 정상적으로 공급 받으려면 수 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저도수에 달콤한 맛으로 홈파티 술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하이볼’은 위스키와 함께 탄산수, 토닉 워터를 타먹는 것으로 산토리 가쿠빈, 짐빔 등의 위스키가 사용된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홈텐딩(홈+바텐딩)’ 열풍이 불면서 위스키 수요가 급증했다.
이마트 주류 매출 분석에 따르면 지난 1~8월 ‘하이볼’을 만들 때 사용하는 위스키는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도 매출이 93.7% 뛰기도 했다.
여기에 일본 내에서도 위스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장기 숙성 원액이 부족해지자 공급난이 빚어졌다. 도쿄상공리서치 (TSR)에 따르면 산토리홀딩스는 지금까지 위스키 제조를 위해 가능한 한 설비투자를 하고 있지만 숙성에 시간이 걸려 원액 부족이 곧바로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부터 위스키 출하량을 줄인 것도 한 몫했다. 일본양주주조합 조사에 따르면 2019년의 일본 내 위스키 출하량은 1억 5943만ℓ였지만 2020년은 1억 3679만ℓ로 감소했다.
남대문 주류상가 주류 상인 황모씨는 “산토리 위스키가 수입사에서 안 들어온지 좀 됐다”며 “인근 상점들도 품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 A씨는 “짐빔이나 산토리 가쿠빈 재고가 없다”며 “수입사에서 언제쯤 재입고될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자카야, 주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평소 손님들이 즐겨 찾는 산토리 하이볼을 판매할 수 없게 되자 매출 타격과 대체 메뉴 개발로 근심이 늘었다.
이날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매출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산토리 하이볼용 가쿠빈 위스키가 수입사 사정으로 절품됐다고 하는데 다른 주류 유통사도 그런건지 궁금하다'며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쓴이 B씨는 ‘요즘 산토리 가쿠빈, 짐빔 수급이 안 되는데 대체품 추천 좀 해달라’며 ‘레몬·자몽하이볼이 나가는데 주류업체에서 납품이 어렵다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글쓴이는 '광주에서 산토리 가쿠빈 구해본다'며 '한 병도 괜찮으니 어디든 찾아가겠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위스키 시장도 다시 붐이 일면서 산토리 위스키가 내수 시장에 공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해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