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분석기업 팔란티어 창립자 피터 틸
일론머스크와 페이팔 공동설립
현대오일뱅크의 新사업 성장성에 베팅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결제서비스 업체 페이팔을 공동 창업했던 피터 틸이 국내 정유사 투자를 단행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정유부문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는 피터 틸이 창립한 미국 빅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팔란티어(Palantir Technologies)로부터 2000만달러(약 24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게 됐다고 지난 9일 밝혔다.
팔란티어는 미국 결제서비스 업체 페이팔을 창업한 피터 틸이 2004년 설립한 소프트웨어 업체로, 콜로라도주 덴버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국방·정보기관과 금융·의료업체에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스탠퍼드대와 스탠퍼드 로스쿨을 졸업한 피터 틸은 미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자이기도 하다. 2004년엔 첫 외부 인사로 페이스북에 투자했으며 이사로도 활동했다. 팔란티어는 컴퓨터를 활용해 국가 안보 및 글로벌 금융 등의 분야에서 애널리스트들을 돕고 있다.
피터 틸은 수 십 개의 기술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자로도 참여했으며 이들 기업 중 다수는 ‘페이팔 마피아’라는 별명이 붙은 전직 동료들이 운영하고 있다. 페이팔 마피아는 페이팔 멤버들이 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파워그룹으로 성장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팔란티어는 현대오일뱅크가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석유화학, 수소 등 신사업의 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지분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오일뱅크는 작년부터 수소연료전지 연구에 박차를 가해왔고, 지난 8월엔 이 전지에 들어가는 고순도 수소의 정제 설비를 충남 서산 대산공장 내 구축했다. 전지 내 분리막 생산 설비도 연내 완성하고 내년 테스트를 거쳐 2023년 양산 목표를 세우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팔란티어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장기 협력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팔란티어와의 협업을 통해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스마트공장 등 모든 업무 분야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 건설기계부문 계열사인 현대두산인프라코어도 2019년 국내 기업 최초로 팔란티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지난 40여년간의 비즈니스 데이터를 통합·연결·분석하는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한 바 있다. 한편 현대오일뱅크는 내년 상반기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연내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