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에 검침원 왔다가 반려견 실종”…알고보니 ‘충격 반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123rf]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아무도 없는 집에 가스 검침원이 다녀간 뒤 자신의 반려견이 실종됐다고 주장해 온라인에서 이목을 끈 사연이 거짓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는 견주의 사연이 공유되면서 누리꾼의 관심을 모았다.

견주 A씨의 지인이 대신 작성한 글에 따르면 A씨가 부재중일 당시 가스 검침원이 꼭 점검을 받아야 한다고 해 집 비밀번호를 알려줬고, 귀가 후 집에 와서 보니 반려견이 사라졌다. A씨는 “CCTV를 확인해 본 결과 검침원이 반려견을 데리고 나갔다”며 “검침원과 함께 온 딸이 강아지를 예뻐해 잠깐 놀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1층에 데리고 나갔다 놓쳤다고 하더라”고 했다. 그는 검침원에 대한 처벌은 강아지를 찾은 뒤 결정할 것이라며 목격자들의 제보를 호소했다.

이후 A씨는 반려견을 찾았다며 “일산의 한 주택에서 할아버지 한 분이 보호하고 계셨다”고 전했다. 그는 “집 근처 골목 구석에서 ○○(반려견)가 떨고 있는 걸 발견하시고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보호하고 계셨다고 한다”며 “연세도 많으시고 인터넷을 아예 안 하셔서 유기견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데리고 계시다가 동네 동물병원에서 내장칩 조회 후 제게 연락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집 빌밀번호를 알려준 사람이 사실은 검침원이 아니라 신원 미상의 인물이었다며, 집 앞 택배 송장을 통해 전화번호를 알아낸 뒤 검침원을 사칭해 자택에 침입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12일 SBS 시사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에 따르면 A씨의 주장은 모두 거짓이었다.

방송은 이 사건과 관련해 A씨와 통화한 도시가스 측 관계자의 발언을 공개했는데, 관계자는 “A씨가 강아지를 잃어버린 건 맞는데 찾고 싶은 마음에 (이야기를) 지어냈다고 하더라”며 “죄송하다면서 우리 안전매니저에게도 울고 그랬다더라”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검침원이 주인이 없는 집에 들어가 검침을 하고 딸과 함께 와서 반려견을 데리고 나갔다는 사연에 공분했으나, A씨가 CCTV 화면 등 사연의 진위 여부를 확인시킬 만한 어떤 증거도 내놓지 못하자 ‘자작극’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A씨는 방송 제작진과의 통화에서도 “사소한 것까지 일일이 대답을 해야 하느냐”며 구체적인 대답을 회피했고, 사연을 올린 인스타그램 계정도 삭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