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약순응도·가격경쟁력 넘어야

셀트리온, 코로나 치료제 유럽 진출 초읽기

유럽의약품청(EMA)이 셀트리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승인을 권고로 유럽 등 해외진출의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복약순응도와 가격경쟁력이 뒤처진다는 평가는 향후 넘어야 할 산이다.

11일(현지시간) EMA의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Regkirona·사진)’를 코로나19에 감염돼 중증으로 전환할 위험이 큰 성인 치료에 사용을 승인하라고 권고했다.

치료 대상은 인공호흡이 필요 없는 상황이어야 한다. CHMP는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 ‘로나프레베(Ronapreve)’도 코로나19에 감염돼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큰 12세 이상 청소년과 성인의 치료에 사용을 승인하라고 권고했다.

두 회사는 10월 초 EMA에 판매승인을 신청했고, EMA는 2개월 내 의견을 밝히겠다고 한 바 있다. 앞서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수요부족을 이유로 들면서 EU에 제출한 조건부 승인 신청을 지난주 철회한 바 있다.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국내 첫 코로나19 항체치료제로 전 세계적으로는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리제네론 치료제에 이어 세 번째 나온 항체치료제다. 2021년 2월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조건부 허가를 받은 뒤 17일부터 의료기관에 공급됐다. 다만 투여 대상은 고위험군 경증이나 중등증 환자에 한정됐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에서 권고가 내려지면 통상 1~2개월내에 EMA에서 판매승인 나온다고 보면 된다”라며 “지금까지 셀트리온이 개발해온 렘시마를 비롯해 트룩시마, 허쥬마 등도 다 이와 같은 프로세스를 거쳐서 유럽에서 판매 승인이 돼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서 “렉키로나주는 한번에 60분만 정맥주사를 맞으면 되는 반면 경구용치료제는 적게는 수 알에서 많게는 수 십 알을 복용해야 하는 것이므로 복약 순응도 측면에서 우열을 가르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식약청에서 승인한 코로나 치료제가 유럽시장에서 미국의 치료와 함께 승인을 권고받고 진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