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세탁기 만드는 곳(LG전자)과 다르다더니 더 심하네”
신작 스마트폰 ‘픽셀6’를 띄우기 위해 LG전자를 저격했던 구글이, 계속되는 제품 품질 문제로 체면을 구겼다. 구글의 신작 스마트폰 ‘픽셀6’는 디스플레이 오작동 문제를 비롯해 저장된 연락처로 혼자 전화를 거는 오류 등의 문제가 연일 불거지고 있다. 구글은 LG전자의 공백을 겨냥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대에 강한 의욕을 보였지만, 품질과 성능의 완성도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구글 픽셀6 “귀신 들린 폰”, “유령폰” 오명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말 미국 등에서 출시된 구글의 픽셀6가 출시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품질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픽셀6 일부 사용자들은 한밤중에 픽셀6가 저장된 임의의 연락처로 혼자 전화를 거는 오류를 겪었다. 픽셀6 근처에 아무도 없었는데도, 혼자 무작위로 전화를 거는 오류가 발생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바지 주머니 등에 넣었다가 터치 작동 오류가 발생한 것과는 다른 차원의 오류다.
이 때문에 미국 현지 언론은 픽셀6를 ‘귀신 들린 폰’, ‘유령폰’ 등으로 지칭하고 있다. 해당 오류를 바로잡는 프로그램이 없어, 일부 사용자들은 구글 어시스턴트 ‘헤이 구글(Hey Google)’ 음성 명령 기능을 꺼놓은 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픽셀6의 품질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상태에서도 디스플레이가 깜빡거리는 현상이 계속된다는 이용자들의 신고도 잇달았다.
전면 상단의 카메라 홀을 중심으로 액정 내부에 선이 생기거나 화면이 번지는 현상도 발견됐다. 이외에도 지문 인식이 느려 지문 센서로 인한 잠금해제가 번거롭다는 이용자들의 불만도 쏟아지고 있는 상태다.
LG전자 조롱하더니 체면 구긴 구글…세계 경쟁력은 ‘아직’
픽셀6를 띄우기 위해 LG전자를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던 구글 입장에서는 이번 품질 문제로 제대로 체면을 구기게 됐다.
구글은 앞서 ‘픽셀폰으로 갈아타야 하는 113가지 이유(Why You Should Switch to Pixel-113 Reasons)’라는 제목의 영상을 제작해 기존 LG폰 이용자들 잡기에 나섰다.
영상에서 구글은 세탁기 안에 빨래가 돌아가는 화면을 선보이면서 “우리는 인터넷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세탁기 제조회사로 알려진 곳과는 다르다”며 LG전자를 저격했다.
구글은 또 “스마트폰 사업을 접은 기업의 폰을 쓰고 있는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폰은 픽셀폰”이라며 LG폰 이용자들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기도 했다.
구글 픽셀폰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극히 미미하다. 지난 2분기 기준 미국 시장 점유율은 애플(53%), 삼성(26%), 레노버(12%), LG전자(3%) 순이다. 구글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한 LG전자에도 뒤져 있는 상태다.
특히 구글은 LG폰 공백을 계기로 국내 시장 공략까지 염두하고 있어 높은 국내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구글은 최근 서울에서 근무하는 스마트폰 관련 ‘픽셀 모바일 와이어리스(Pixel Mobile Wireless) 팀’ 채용을 진행하는 등 국내 진출 준비 움직임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픽셀6 홍보 사진에는 한국 여권이 소품으로 활용된 모습이 포착, 한국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