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수급지수 100.9, 7주 연속 하락

100선 아래선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집값 떨어지나’…향후 전망은 엇갈려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이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의 전환을 눈 앞에 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0.9로, 전주보다 0.7포인트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9월 첫째 주 107.2를 찍은 뒤 7주 연속 하락해 100선까지 내려앉았다.

서울의 아파트 단지 밀집지역의 모습 [헤럴드경제 DB]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공급·수요 비중을 지수화(0~200)한 것이다. 기준선을 100으로 삼고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 추세가 이어져 내달 중 매매수급지수가 100 아래로 내려가면, 지난 4월 첫째 주(96.1) 이후로는 처음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하게 된다.

서울 주요 권역에서는 매매수급지수 하락 추세가 뚜렷해졌다. 최근 집값 상승세가 가팔랐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동북권은 102.5에서 101.1로 내렸다. 이 권역은 8월 첫째 주 매매수급지수가 113.2까지 치솟은 바 있다.

양천·강서·구로·동작구 등이 속한 서남권(101.9→101.1)과 종로·중구 등이 포함된 도심권(101.8→101.2)도 하락했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은 이번 주 100.4로 전주와 같은 수치를 나타냈고, 마포·서대문·은평구가 속한 서북권(100.8→100.9)만 소폭 올랐으나 100선에 머물렀다.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매매수급지수는 104.3으로 전주보다 0.6포인트 하락, 7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번 주 수치는 지난해 10월 셋째 주(103.5) 이후 약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역별로 경기가 106.0에서 105.5로, 인천이 108.4에서 107.3으로 각각 내렸다.

시장 전반에 집값 급등 피로감이 쌓인 데다 금리 인상, 대출규제 등이 맞물리며 관망세가 확대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매물도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이날 기준 4만3470건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해 10.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는 7만3581건, 인천은 1만5021건으로 같은 기간 각각 15.1%, 21.4% 늘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를 바탕으로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과 관망세가 이어지되 집값이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추가 금리인상과 대출 제한 등의 영향으로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반면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단기적으로 공급을 확충할 방법이 없는 데다 풍부한 유동성과 입주물량 감소, 전세난, 청약 대기수요, 대선·지방선거 등 하락 요인보다는 여전히 상승 요인이 더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시장, 7개월 만에 ‘매수자 우위’ 전환하나[부동산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