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주춤에 하락거래 늘자

조정장 진입 관측 나오지만

시장선 “급매물 위주로 소화된 영향”

매물 부족도, 호가 고공행진도 여전

반포써밋 두달새 23.5억 → 26.5억

‘바로미터’ 강남선 신고가 거래 줄이어

“하락거래 늘었다고?”…두달만에 3억↑ 강남은 여전히 신고가 행진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아크로리버뷰신반포 단지 모습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서울 집값 상승세가 최근 주춤하면서 하락 거래 비중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장기간 지속된 가격 상승 부담감에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로 돈줄이 막히면서 매수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꿈쩍 않던 시장의 변화에 조정장이 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지만 추세 전환을 언급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주택거래 자체가 위축되면서 급매물 위주로 소화된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현장에선 매물 품귀가 여전한 분위기다. 매도호가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여기에 서울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선 여전히 신고가 거래가 줄이어 나오는 양상이다.

21일 서울아파트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2498건으로 올해 들어 가장 적었다. 8월(4184건)보다 40.3% 줄었다. 10월 거래량도 이날 기준 496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상반기부터 이어진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아직 거래 신고기한이 남았으나 추세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시장이 꽁꽁 얼어붙다 보니 호가를 낮춘 급매물 중심으로만 거래가 이뤄지는 상황이라고 현지 공인중개업계는 전했다. 이는 최근 실거래가 하락 사례가 늘어난 것과도 연결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 중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하락한 경우는 35.1%로 8월(20.8%)보다 14.3%포인트 늘었다. 이는 올해 월 기준 최고치로 아파트값 하락 거래 비중이 늘어난 건 5개월 만이다.

다만 이러한 거래 흐름을 가격 조정 조짐으로 해석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일선 중개업계는 입을 모았다. 매수심리가 위축돼 있기는 하지만 현장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는 것이다. 일부 하락 거래가 나오더라도 집주인들은 호가를 내리지는 않고 지켜보는 모양새다.

특히 시장을 선행하는 강남의 분위기는 여전하다. 강남3구에서 이달 신고된 거래 132건 가운데 분양 전환 중인 강남구 자곡동 LH강남힐스테이트(75건)을 제외한 거래 대부분은 실거래가가 상승하거나 신고가와 동일한 가격에 손바뀜됐다.

“하락거래 늘었다고?”…두달만에 3억↑ 강남은 여전히 신고가 행진 [부동산360]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써밋 전용면적 59.92㎡는 이달 2일 2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거래가 23억5000만원(8월)보다 3억원 비싼 가격에 새 주인을 찾은 것이다.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전용 78.5㎡도 지난 19일 37억5000만원에 신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4개월 전보다 3억5000만원 높은 가격이다.

강남구 삼성동 삼성힐스테이트2단지 전용 84.24㎡는 지난 6일 직전 최고가보다 1억5000만원 높은 27억5000만원에,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전용 59.97㎡는 11일 직전 최고가보다 7500만원 높은 18억75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지표상으로 조정장을 기대할 만한 수치가 조금씩 보이지만 실제 하락 전환으로 이어지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대출이 어려워져 실수요층의 매수세가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이니 가계대출 조이기가 이어지면서 시장이 다소 위축되는 분위기지만 이런 상황만으로 상승기조가 쉽게 전환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급 감소에 따른 수급 불균형과 전세난, 대선이슈 등 상승 요인이 더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