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애플 ‘한뼘폰’ 단종된다는데…삼성 ‘한뼘폰’ 갤럭시Z플립3는 승승장구!”
애플의 5인치대 스마트폰 ‘아이폰 미니’ 모델이 단종 위기에 처했다. “스마트폰은 한 손 엄지손가락으로 모든 것을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스티브 잡스의 ‘한뼘폰’ 철학을 이어온 애플이지만, 시장의 차가운 반응에 굴복하는 모습이다.
반면 갤럭시노트와 갤럭시Z폴드 등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해 온 삼성전자에서는 최근 정반대의 기류가 감지된다. 위아래로 접는 ‘갤럭시Z플립3’가 한 손안에 들어오는 크기를 무기로 폴더블폰 대중화의 주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애플은 지난 달 ▷5.4인치 아이폰13 미니 ▷6.1인치 아이폰13 ▷6.1인치 아이폰13 프로 ▷6.7인치 아이폰13 프로 맥스를 출시했다.
아이폰13미니도 부진…애플 ‘한뼘폰’ 사라지나
13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13 미니’ 모델이 지난해 ‘아이폰12 미니’에 이어 올해도 부진한 모습이다. 전 세계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아이폰13 미니’는 빠르면 2~3일, 늦어도 일주일 이내로 배송이 가능한 것으로 안내되고 있다. 반면 ‘아이폰13 프로’와 ‘아이폰13 프로 맥스’는 부품 공급 차질과 수요 폭증으로 제품을 받는데 최소 한 달 가량 소요되고 있다.
전작 아이폰12 시리즈에서 미니 모델의 수요가 유독 높았던 국내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단말 유통 업체 엠엔프라이스에 따르면 아이폰13 시리즈 사전 예약에서 미니 모델의 예약률은 12.5%로 가장 낮다. 1위는 아이폰13프로(48.6%), 2위와 3위는 각각 아이폰13 프로 맥스(19.9%)와 아이폰13 (19%)다. 같은 업체가 분석한 지난해 아이폰12 시리즈 사전 예약 결과에서, 아이폰12 미니의 점유율은 17%로 아이폰12프로(53%)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
JP 모건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폰12 미니 판매액은 지난해 전체 아이폰 매출의 5%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업계는 미니 모델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2022년부터는 미니 모델이 단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 출시될 아이폰14 시리즈는 6.06인치 아이폰14와 아이폰14프로, 6.68인치 아이폰14맥스와 아이폰14프로 맥스 4가지 모델로 출시될 전망이다.
‘한뼘폰’ 철학 폴더블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한뼘폰’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사라진걸까? 경쟁사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판매 현황을 보면, 손안에 들어오는 작은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밝힌 국내 시장에서 ‘갤럭시Z플립3’와 ‘갤럭시Z폴드3’의 판매 비중은 7 대 3 수준이다. 위아래로 접는 클램셸(조개 껍데기)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3’가, 7.6인치 대화면 ‘갤럭시Z폴드3’보다 2배 이상 많이 팔리고 있다.
미국에서도 갤럭시Z플립3의 인기가 더 높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갤럭시Z3 시리즈의 초기 3주간 판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갤럭시Z플립3(52%)가 갤럭시Z폴드3(48%)보다 약간 더 많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카운터포인터리서치는 “플래그십 출시 초기 고가 제품에 판매가 집중되는 것을 고려하면 향후 갤럭시Z플립3의 판매 비중이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갤럭시Z플립3의 미니멀한 사이즈와 디자인, 비교적 저렴한 가격 등을 인기 요인으로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를 누리기에 적합한 6.9인치 화면임에도 접었을 때 크기는 손바닥만 하다”며 “대화면과 휴대성을 모두 잡은 갤럭시Z플립3에 소비자가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갤럭시Z 시리즈는 기대 이상의 소비자 반응을 경험하며 3분기 280만대, 4분기 360만대의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