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굿즈 샀더니, 중국에서 오네
국내 온라인몰에서 ‘오징어게임’을 검색하면 중국에서 해외배송되는 상품들이 적지않다. 중국 공장에서 수입하는 의상에 ‘정식 수입’이라고 써붙인 판매자도 있다.[쿠팡 앱 캡처]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인기에 관련 상품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트레이닝복, 가면 등은 할로윈데이를 앞두고 더욱 인기에 불이 붙었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공식 굿즈 출시 이전에 중국 시장이 재빠르게 움직이면서 중국 현지 쇼핑몰에 온갖 ‘오징어게임’ 상품들이 넘쳐나고,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관련 상품을 검색해도 중국 제품을 해외직구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징어게임 키워드 상품, 3주만에 1996% 증가

이커머스 전문 데이터분석 플랫폼 ‘아이템스카우트’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 11번가를 비롯해 국내 주요 온라인마켓을 분석한 결과 ‘오징어게임’을 키워드에 활용해 등록된 상품수는 9월 4주(9월 19일~ 9월 25일) 2296건에서 3주만인 10월 2주(10월 4일~ 10월 9일)에 19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템스카우트는 주간 데이터를 기준으로, ‘오징어게임’ 및 관련 상품 키워드인 ‘오징어게임 트레이닝복’, ‘달고나’, ‘구슬치기’, ‘삼양라면’ 키워드를 분석했다.

‘오징어게임’에 대한 입소문이 퍼져나가기 시작한 10월 1주(9월 26일~10월 2일)에 해당 키워드를 활용한 상품은 전주 대비 842% 늘어난 2만 1620건이었다.

‘오징어게임’ 굿즈 샀더니, 중국에서 오네
[아이템스카우트 제공]

시리즈에서 등장한 주요 게임 소재와 소품들도 폭발적인 검색수를 기록하며 등록상품이 증가했다. ‘달고나’는 등록상품수가 19% 증가하고 검색수가 842% 늘었다. ‘구슬치기’는 등록상품수가 10% 늘었으며, 주인공이 안주로 고른 ‘삼양라면’은 키워드 검색수가 9월 4주 4050회에서 10월 1주 1만 690회, 10월 2주 1만 5060회로 3주 사이에 무려 27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등장인물들이 입은 트레이닝복은 ‘오징어게임 트레이닝복’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10월 1주부터 폭발적으로 등록상품이 늘어 전주 4411건과 비교해 약 200% 증가한 1만 3229건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울러 ‘오징어게임’ 트렌드는 할로윈 데이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20시 기준, ‘할로윈 코스튬’ 검색 시 오징어게임에 등장한 트레이닝복이 상위 1위, 2위 상품에 나란히 올랐으며, 상위 10개 중 40% 비중을 차지했다. ‘할로윈 가면’을 검색했을 때에는 진행요원 가면이 1~4위를 차지했으며, 상위 10개 상품 중 70% 비중을 차지했다.

아이템스카우트 관계자는 “’오징어게임’이 공개된 지 3주 가량 지났지만 관련 상품 키워드의 인기는 줄어들기보다 더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국내 55만 온라인마켓 셀러들이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빠르게 대응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오징어게임’ 굿즈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지만, ‘오징어게임’ 내 의상을 일찌감치 따라해 재미를 본 것은 중국 생산·판매자들이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오징어게임’을 검색하면 온갖 종류의 상품이 쏟아지고, 해외로 수출까지 하는 상황이다.

‘오징어게임’ 굿즈 샀더니, 중국에서 오네
중국 현지 쇼핑몰에는 ‘오징어게임’ 관련 상품이 다양하게 등록되어 있다.[타오바오 앱 캡처]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중국 의류공장들이 국내외로 오징어 게임 의상을 수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오징어 게임 공개 이틀 만에 중국 항저우에 있는 온라인 쇼핑몰들을 중심으로 관련 굿즈가 입고되기 시작했다”면서 “중국 내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바바나 타오바오 외에도 한국의 쿠팡 등에도 납품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온라인몰에서 ‘오징어게임’을 검색하면 중국에서 해외배송되는 상품들이 적지않다. ‘해외직구’상품으로 표시되며, 중국에서 수입하는 의상에 ‘정식 수입’이라고 써붙인 곳도 있다. 중국에서는 ‘오징어 게임’ 등장인물들이 입었던 추리닝을 베껴 판매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관영매체인 환구시보가 “'오징어 게임' 이전에 중국의 유명 배우가 먼저 착용한 것이라며 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오징어게임’ 내 이미지를 불법 도용한 상품이 급증하자 넷플릭스도 지난 6일 공식 굿즈 판매 사이트 '넷플릭스닷숍'을 통해 '오징어게임' 굿즈 판매를 정식으로 시작했다. '오징어게임' 로고, 참가자들의 숫자가 적힌 반팔 티셔츠, 후드 티셔츠 등 10종으로 가격은 34.95달러(약 4만1000원)~49.95달러(약 5만9000원) 수준이다.

한편 넷플릭스를 사용할 수 없는 중국에서는 아직 오징어 게임이 정식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불법 복제나 방화벽 우회(VPN) 등을 이용한 시청이 늘고 있다. 장하성 주중대사는 지난 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중국 60여개 사이트에서 오징어 게임이 불법 유통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