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 한국인들 삼성 스마트폰 사랑은 정말~”
애플과 중국 업체에 밀려 1위 자리를 위협받던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폴더블폰(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 흥행으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무엇보다 삼성의 ‘텃밭’인 한국 시장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인들의 삼성 스마트폰에 대한 사랑은 절대적이다. LG전자의 철수 이후 삼성의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은 70~80%에 달할 전망이다. 전세계 시장에서 한 브랜드의 점유율이 80%에 달하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3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의 국내 판매량이 지난 4일을 기점으로 100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정식 출시된지 39일 만이다. 이는 ‘갤럭시노트10’(25일), ‘갤럭시S8’(37일)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삼성 스마트폰 사업은 애플과 중국 현지 업체 사이의 ‘샌드위치’ 신세로 큰 위기에 봉착해있는 상태다. 위기를 반전시킬 카드로 ‘폴더블폰 대중화’에 사활을 걸었다. 일반 바(bar) 형태의 스마트폰으로는 애플 아이폰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한국인들의 ‘폴더블폰 사랑’ 덕분에 한숨 돌리게 됐다.
삼성은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 크게 밀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400달러(46만원)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57%의 압도적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48%) 대비 점유율이 10% 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17%로, 애플의 3분의 1 밖에 안된다.
그러나 한국에서 만큼은 아이폰을 압도한다. 특히 일반 바(bar) 형태인 ‘아이폰’과 달리, 이제 막 대중화를 시작한 폴더블폰은 시장 규모도 작다. 가격도 다소 비싸다. 그럼에도 갤럭시Z시리즈는 국내에서 전세계 히트작 ‘아이폰12’ 시리즈의 초기 판매량(월 평균 50만대) 보다 더 많이 팔렸다.
한국 시장은 전세계에서 손꼽히는 ‘비싼 폰이 많이 팔리는 시장’이다.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한국 시장에서의 폴더블폰 흥행은 곧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의미한다.
국내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은 전세계 2위다. 올해 ASP는 613달러, 한화 66만9000원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 세계 88개국 평균 예상 ASP(272달러)보다 300달러 이상 높다. 그만큼 한국인들이 비싼 스마트폰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올해 폴더블폰 판매량이 700만~8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 폴더블폰 판매량은 200만대에 그쳤다.
삼성증권은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출하량이 지난해 200만대에서 올해 800만대, 2022년 12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에는 20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폴더블폰의 흥행으로 반전에 대한 삼성전자의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한국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글로벌 판매량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