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대 연구팀 “음식에 따라 건강과 지구 수명 달라져”

가공육ㆍ단 음료는 ‘건강’에 최악ㆍ붉은고기와 적색육은 ‘환경’에 가장 부담

과일ㆍ채소, 통곡물, 견과류 등은 영양가 높고 지구환경 부담 없어

자주 먹으면 ‘내 수명 훔쳐간다’는 이것 [식탐]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매일 먹는 음식에 따라 건강 수명이 늘어나거나 줄어들고, 더불어 지구 수명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음식 선택은 보다 신중해 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이러한 영향을 식품별 수치로 입증한 연구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푸드(Nature Food)’ 최신호에 발표된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식품 5800 여개를 대상으로 질병 위험과 지구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세 가지 영역으로 분류했다. 분류 기준은 1회 제공량의 소비가 개인의 수명 단축이나 지구환경에 부담을 주는 정도이다.

자주 먹으면 ‘내 수명 훔쳐간다’는 이것 [식탐]
치킨윙 1회 제공량이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 분석 [NatureFood(2021)]  

레드존=가장 위험한 ‘레드존’ 영역에는 영양가가 거의 없는 동시에 환경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식품들이 해당된다. 건강에 가장 부정적 영향을 미친 식품으로는 ‘가공육’과 ‘설탕이 첨가된 음료’가 지목됐다. 또한 쇠고기· 돼지고기와 같은 붉은 고기와 가공육은 온실가스 배출 문제로 기후위기에 가장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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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우존=건강과 환경에 중간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 식품들은 ‘옐로우존’으로 분류됐다. 닭고기와 같은 가금류, 계란으로 만든 식품, 유제품, 흰 쌀과 같은 정제 곡물 등이다.

▶그린존=영양가가 높으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음식들을 말한다. 과일 및 채소나 견과류, 콩류, 통곡물 및 일부 해산물(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낮은)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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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취 칼로리의 10% 조정, 하루 48분 수명 연장·탄소발자국 3분의 1 감소”=연구진은 “견과류 등 건강한 식품은 수명을 연장해 줄 수 있지만, 콜라 한 잔은 12.5분의 수명을 도둑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단 음료는 세계보건기구(WHO)가 10개국 성인남녀 45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서도 매일 섭취시 조기 사망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어 연구진은 “섭취 칼로리의 10%만 음식을 바꾸어도 하루에 48분 건강 수명 늘어나고 탄소 발자국(생산 및 서비스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3분의 1로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적색육을 콩류나 특정 해산물로 대체하는 식이다. 연구진은 식단에서 ‘레드존’ 식품은 가장 적게 선택하고, ‘그린존’에서 가장 많이 고를 것을 제안했다. 즉 식단에서 식물성 기반 식품의 비율을 지금보다 늘려나가면 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수명을 늘릴 수 있는 건강한 식품들이 모두 환경에 적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었다. 온실재배 후 장거리로 이송된 채소의 경우 지역의 들판에서 자라난 로컬 채소 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컸으며, 연어의 경우 오메가3지방산이 풍부하지만 양식 방법에 따라 환경 영향에는 차이가 있었다.

이번 연구의 요점은 ‘레드존’ 음식을 완전히 끊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일정 부분을 조정해 식단을 구성하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현명한 음식 선택을 통해 개인과 지구의 수명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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