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이제 카톡을 지워야 할 시간이 다가오는구나..” “카카오택시 삭제했습니다, 절대 강자가 나오면 결국 소비자만 피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정부와 정치권이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대해 우려를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일반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반(反) 카카오 정서가 고조되고 있다. 최근 카카오택시의 호출비 정책 변경과 카카오톡의 동영상 광고 추가 등, 수익 모델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카카오 서비스의 대안을 고민하는 소비자 입장에선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미 카카오가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주요 서비스에서 이탈하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다.
9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톡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약 4497만명으로 집계된다. 페이스북 ‘메신저’, 네이버 ‘라인’ 등 주요 대체 메신저앱의 MAU와 합산해 계산하면, 카카오톡의 국내 메신저 시장 점유율은 86.5%에 달한다. 페이스북 메신저와 라인의 지난달 말 MAU는 각각 501만명, 198만명에 그친다.
카카오톡의 점유율은 오히려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8월을 기준으로 집계한 점유율은 84.0%였는데, 1년새 약 2.5%포인트가량 점유율이 높아졌다. 전체 이용자수 자체는 소폭 감소하긴 했지만, 20세 미만 연령대의 이용률이 높아지는 등 유의미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페이스북 메신저, 네이버 라인은 모두 점유율이 떨어졌다.
카카오가 독과점하고 있는 또 다른 영역인 택시호출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기준 카카오T의 MAU는 1016만명에 달한다. 1년 전 915만명에 비해 10% 이상 증가했다. 올들어 티맵택시와 우버가 합작해 모빌리티 브랜드 우티(UT)가 등장해 카카오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지만, 상위 5개 택시호출앱 중 카카오T의 점유율은 1년 전 91.1%에서 현재 91.0%로 여전히 큰 차이 없이 공고하다.
‘카카오 공화국’에서 탈출하려는 시도가 없던 것은 아니다. 특히 카카오택시의 경우 기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 2018년 카풀 서비스 출시를 예고했다가 일부 기사의 분신 사망으로까지 이어지는 극단적 갈등을 겪고 난 뒤, 노조 단체와 회사 간 갈등의 골은 해소되지 않는 모습이다. 승객에게 카카오T 이용을 말리거나 다른 회사 서비스를 추천하는 가맹택시 기사들의 사례가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카카오T도 회원 이탈을 막기 위해 대책을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타사 서비스 이용을 권유한 기사들을 적발해 경고 조치하고, 동일 사례가 재발할 시 이용 자격을 박탈키로 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나아가 다른 택시호출앱 로고를 부착한 경쟁 가맹택시들이 일반 카카오택시 호출을 잡는 경우, 제보를 받아 서비스 이용 자격을 박탈하기도 한다. 다른 플랫폼을 선택한 기사는 카카오T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끔 차단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