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액상과당은 지방을 저장할 것인지 태울 것인지를 결정해 명령하는 메커니즘을 붕괴하는 등 여러 비정상적 반응을 유발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킴버 스탠호프 교수가 액상과당의 해로움을 입증한 연구논문(2009)에서 강조한 말이다.
그가 지목한 액상과당은 우리가 자주 마시는 가당음료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액상과당의 악영향은 최근 유럽식품안전청(EFSA)이 발표한 연구에서도 그 심각성이 드러났다. ‘가당음료’의 섭취가 각종 성인병 유발에 가장 큰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북유럽 5개국(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의 요청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3만 여건에 달하는 연구논문들을 종합 분석한 것이다.
EFSA 분석에 따르면 가당음료는 모든 성인병에서 가장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비만과 제2형 당뇨, 고혈압 및 심혈관질환과의 연관성은 ‘높음’ (75~100%) 수준으로 나타났다. 통풍 발병과의 연관성은 ‘보통’(50~75%) 수준으로 평가됐으며, ‘나쁜’ 콜레스테롤(LDL)과 간 질환과의 연관성은 15~50% 였다.
EFSA는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 ‘안전한’ 수준의 당류 섭취량은 아직 결정지을 수 없었으나, 모든 연구자료를 분석한 결과 명확한 결론은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첨가당’(added sugar) 섭취를 가능한 줄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첨가당은 식품 원재료에 추가해서 먹는 당을 말하며,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설탕, 액상과당, 시럽이 대표적이다.
최근 ‘비만(Obesity)저널’에 실린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론이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 연구진에 따르면 첨가당에 의한 칼로리 섭취는 당뇨 등의 대사성 질환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다.
가당음료 과다 섭취의 위험성이 연이어 보고되고 있지만 국내의 가당음료 섭취는 높은 편이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자료(2020)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공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당류의 주공급원은 ‘음료류’(32.7%)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세는 과일·채소음료를, 6~49세는 탄산음료, 50세 이상은 커피를 통해 당류를 많이 섭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