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커피는 그 인기를 입증하듯 건강과 관련된 연구들이 해마다 쏟아지고 있다. 커피가 일부 암과 뇌졸중, 당뇨 등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으나 가장 안전한 섭취는 무엇보다 ‘적절한 양’이다. 무엇이든지 과도하게 먹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커피도 해당된다.
치매 질환의 경우 커피 섭취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된 바 있으나 최근에는 하루 6잔 이상 과도한 커피 섭취가 오히려 뇌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영양신경과학(Nutritional Neuroscience)’에 게재된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학교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의 건강 자료를 통해 성인 1만 여 명을 조사한 결과, 하루에 6잔 이상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알츠하이머(노인성 치매)에 걸릴 위험이 53%, 뇌졸중을 겪을 확률이 17% 높아졌다. 연구진의 키티 팜(Kitty Pham) 박사는 “이번 연구는 커피섭취와 뇌 질환 사이의 관련성을 검토한 최대 규모의 연구 결과”라며 “하루 6잔 이상 커피를 마시면 치매, 뇌졸중과 같은 뇌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연구팀은 커피가 치매 위험을 높이는 정확한 경로와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 연구팀은 커피의 카페인이 뇌 혈관을 수축시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일반적으로 하루 두 잔의 커피를 마시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커피는 이전 연구들에서 치매 예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대상으로 언급돼왔다. 미국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과 마이애미 대학의 공동연구팀은 노인 124명을 대상으로 2~4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하루에 커피 3잔을 마시는 사람은 알츠하이머(노인성 치매)에 걸릴 확률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도 커피는 ‘과도한’ 섭취가 아닌, 하루에 3잔 정도이다.
커피속 카페인은 다량 섭취시 문제를 일으킨다. 숙면 방해 뿐 아니라 두통이나 메스꺼움, 불안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악영향을 경고하는 연구들도 나와있다. 커피를 하루 4잔 이상 마실 경우 임신 가능성이 25% 줄어들고, 450㎎이상 카페인 섭취는 절박성 요실금(갑작스러운 요의를 참지 못하는 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해외 연구들도 이미 보고돼있다.
지난해 미국의 소비자·과학 웹사이트 ‘BGR’(Boy Genius Report)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웰빙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커피의 하루 섭취 상한선은 3잔 정도이다. 이는 전 세계에서 수행된 커피와 건강 관련 연구 약 100개를 메타 분석(meta analysis, 수년 간 축적된 연구 논문을 분석하는 방법)한 결과로, 하루 카페인 섭취량은 400㎎이하로 권고된다. 보통 아메리카노 한 잔에 약 100~150㎎의 카페인이 들어 있으므로 하루에 3잔 이하로 마시는 것이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의 식품의약품안전처 또한 카페인의 하루 섭취 제한량을 성인 400㎎ 이하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