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지침개정…무색 페트·멸균 팩도 별도 표시
내년부터 복합재질 포장재에 '도포·첩합 표시' 도입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플라스틱 뚜껑이 붙은 종이팩이나 스프링 펌프가 부착된 페트병 등 복합재질로 돼 있어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재에 대한 '도포·첩합 표시'가 2022년부터 도입된다.
환경부는 소비자의 올바른 분리배출을 돕고 생산자의 자체적인 포장재질·구조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분리배출 표시에 관한 지침' 일부개정안을 9일 발령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올해 2월 24일 행정예고 이후 식품·화장품 업계를 비롯한 포장재 생산자, 재활용업계, 시민사회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을 여러 차례 거쳐 마련됐다.
도포·첩합 표시는 종이팩, 폴리스티렌페이퍼(PSP), 페트병 및 기타 합성수지 용기·트레이류 포장재의 구성 부분에 금속 등 타 재질이 혼합되거나 도포, 첩합 등의 방법으로 부착돼 소비자가 별도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해당 부분을 분리할 수 없는 경우 표시해야 한다.
종이팩에 플라스틱 마개를 부착하거나, 페트병에 금속 스프링 펌프를 사용했는데 분리가 불가능할 경우 도포·첩합 표시 대상이 된다. 도포·첩합 표시가 붙은 제품·포장재는 분리배출 대신 종량제봉투에 담아서 배출해야 한다.
포장재의 몸체가 아닌 일부 구성 부분이 도포·첩합 표시 대상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포장재의 주요 부분에 이 같은 내용을 일괄 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경우 해당 구성 부분을 분리해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하라고 표기해야 한다.
한편 바이오매스 플라스틱 제품·포장재로서 석유계 플라스틱과 물리·화학적 성질이 동일해 재활용을 저해하지 않는 경우에도 이를 표기(바이오PET·바이오HDPE 등)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12월 무색 페트병 분리배출 제도가 시행되고, 2019년 12월 폴리염화비닐(PVC) 포장재 사용이 금지됨에 따라 '무색페트' 분리배출 표시 도안도 추가됐다.
플라스틱 및 비닐류 표시 재질 중 'PVC' 표기는 삭제됐다. 일반 파지의 재활용 과정에서 재질·구조가 다른 살균 팩과 멸균 팩이 섞여 생기는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종이팩 포장재에 대한 분리배출 표시는 '종이팩' 대신 '일반 팩'(살균 팩)과 '멸균 팩'으로 구분해 표시하도록 했다.
환경부는 제지업계로부터 재생펄프의 품질 저하를 일으킨다고 지적받았던 멸균 팩에 별도로 표시하는데 더해 이를 최대한 재활용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다.
개정 고시 시행에 앞서 생산자의 자체적인 멸균 팩 회수·재활용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매일유업, 멸균 팩 제조업체인 테트라팩코리아,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은 온라인 쇼핑몰 닥터주부와 협력해 택배를 활용한 멸균 팩 수거 사업을 올해 안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 분리배출 표시 제도는 개정안 시행일인 내년 1월 1일 이후 새로 출시 및 제조되는 제품·포장재부터 적용된다. 환경부는 업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 출시 제품·포장재의 2023년도 제조분까지는 기존 표시와 새로운 표시를 모두 허용할 방침이다.
또 변경되는 제도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항을 '분리배출 표시 안내서'(가이드라인)에 담아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누리집에 게재할 예정이다.
홍동곤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올바른 분리배출이야말로 고품질 재활용의 첫 단추라 할 수 있다"며 "재활용이 쉬운 포장재 사용과 재질별 분리배출을 독려해, 재활용 과정에서 잔재물로 처리되는 부분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이번 고시 개정의 취지"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