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법정서 부인땐 증거 불가
대검, 적극 대처 방안 본격 마련
법원, 형사재판 과부하 큰 부담
“공판중심주의 강화 방향은 맞아”
피의자가 검찰 수사단계에서 한 진술을 법정에서 부인할 경우, 해당 조서를 증거로 쓸 수 없는 ‘검사 작성 피의자 신문조서(피신조서) 증거 능력 제한’ 시행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법조계에선 2차 피해, 무죄율 상승, 형사재판 장기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 ‘국민중심 검찰 추진단’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검사 작성 피신조서 증거 능력 제한에 대한 대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국 6개 고검에 설치된 ‘국민중심 검찰 TF’도 2일 검찰 인사이동이 마무리된 후부터 추진단과 함께 본격적인 방안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부터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 중 검사 작성 피신조서 증거 능력 제한 규정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현재는 당사자가 검찰 수사 단계에서 말한 사실이 확인되면 증거로 쓸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재판에서 조서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로 채택될 수 없다. 이를 두고 검찰에선 아동·노인학대나 성폭력 사건 등 사회적 약자가 피해자인 경우,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의자가 검찰에서 자백을 해 조서가 증거능력이 있다면 피해자를 따로 부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향후 증거능력이 법정에서 인정이 안 되면 피해자를 증인으로 불러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는 것이다. 일선 고검의 한 검사장은 “검찰에서 얘기한 걸 법정에서 다 엎어버리면, 공소유지가 매우 어려워지는 건 명백하다”며 “진술을 가지고 공소를 유지해야 하는 예민한 사건들에 대해선 무죄율이 높아질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법원에선 향후 재판 처리 지연으로 형사재판이 과부하 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일선 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유무죄를 다투는데 근거가 명백하지 않은 사건에서 검찰 피신조서 증거능력이 없어지면 피해자가 다시 법정에 나와야 하고, 법원도 조사해야 할 게 더 많아지고 절차적으로도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공판중심주의 강화 취지와 그 방향이 맞다면, 형사재판 과부하가 일어나더라도 인력과 시설을 늘려 대처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정된 형사소송법에 종전 규정과 새 규정 사이의 적용관계 등 조치를 담은 ‘경과 규정’이 없는 것도 문제다. 내년 1월 1일 이후 작성된 조서부터 증거 능력 제한을 적용할 것인지, 올해 작성된 조서라면 내년에 재판이 열리더라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 등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대법원은 이러한 시행 기준에 대해 법무부와 논의 중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재판을 하는 법원 입장에선 시행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으니 어떻게 할 건지 고민을 안 할 수 없다”며 “법원도 여러 가지 대응을 하고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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