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이주 쏟아지는 서초구…반포동 전세 매물 ‘0’
3기신도시 선호도1위 하남 교산…평당 전셋가 경기도 1위
‘비수도권’ 세종시 중위 전셋값이 경기도 뛰어넘어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6월 셋째주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다시 한번 상승폭을 넓혔다. 그 중에서도 전셋값이 크게 오른 곳으로 서울시 서초구와 경기도 하남시 그리고 세종시를 꼽을 수 있다. 이들 지역은 각각의 전셋값 상승 배경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의 6월 셋째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초구의 전셋값 변동률은 무려 0.36%에 이른다. 5월 마지막주(0.26%)부터 시작해서 6월 첫째주(0.39%), 둘째주(0.56%), 셋째주(0.36%)까지 파죽지세다.
서초구 전셋값 급등의 원인은 동시다발적으로 시작된 재건축 아파트 이주에 있다. 지난 1일부터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2120가구)와 신반포18차(182가구) 등이 이주에 나서고 있다. 하반기 이주 예정인 신반포 18·21차 등을 포함하면 이주에 나설 가구는 약 5000 가구에 달한다.
일대 아파트 전셋값은 웬만한 집 매맷값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아파트 전용 85㎡는 전세보증금 23억원에 다수 계약됐다. 현재 나와있는 매물의 호가는 24억원까지도 등장했다.
매물이 없으니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아파트의 전용85㎡ 매물 전세는 단 하나 뿐이다. 이 아파트는 총 2444가구 대단지다.
서울에 서초구가 있다면 경기도엔 하남시가 있다. 3기신도시(하남 교산) 청약 대기수요와 더불어 서울 전세난민이 이주해오면서 하남시 전셋값이 크게 뛰었다.
KB부동산의 리브온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5월 하남시의 3.3㎡당 아파트 전셋값은 1245만2000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5월에는 1865만3000원으로 1년만에 49.8%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 내에서 3.3㎡당 아파트 전셋값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셈이다.
하남시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는 실거래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에 따르면 하남시 덕풍동에 위치한 ‘덕풍현대’ 전용면적 59.91㎡은 지난해 5월 13일 2억원(17층)에 전세거래가 이뤄졌지만, 올해 5월 27일에는 3억8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져 1년간 1억8000만원 올랐다. 상승률로는 무려 90%다.
하남시 선동에 위치한 ‘리버나인’ 전용면적 74.95㎡도 지난해 5월 7일 3억8000만원(6층)에 전세 실거래가 이뤄졌다. 하지만 올해 5월 19일에는 5억7000만원(14층)에 전셰 계약이 이뤄져 1년간 1억9000만원 상승했고, 50%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 3월 지하철 5호선 하남선 전 구간이 개통하면서 서울 접근성이 크게 좋아지자 실수요 자체가 늘어난 면도 있다.
그런가하면 비수도권인 세종시는 전세 중위가격으로 경기도를 추월했다.
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의 1분기 주택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세종 아파트의 전세 중위가격은 3억4500만원으로 경기(3억415만원)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세종 아파트 전세가는 지난해 9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행정수도 세종 이전 얘기가 나온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이 역대급으로 상승하면서 여기에 맞물려 전세가격이 뜀박질한 측면도 있다.
다만, 세종시 집값은 단기간 과도하게 오른 데 따른 피로감과 공시가 인상으로 인한 보유세 부담 등이 겹쳐지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21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보다 0.02% 하락했다. 지난달 셋째 주 하락세(-0.1%)로 돌아선 뒤 6주 연속 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