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전세수급지수 14주 내 최고치
110대로 상승…5월 이후 악화돼
‘매물잠김’ 등 효과…“전세부족 더 심해질 것”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서울 전세 부족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전세 공급 부족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가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25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6월 세째주(21일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10.4로 전주(109.7)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 3월 셋째주(15일 기준) 112.5를 기록한 이후 14주 내 가장 높은 것이다.
전세수급지수는 회원 중개업소에 전세 수요와 공급 상황을 물어 작성한다. 1~200 사이 숫자로 표현되며, 100보다 높을수록 공급이 부족하다는 답변이 많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작년 상반기 110을 밑도는 수준을 유지하다가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가 도입된 ‘임대차 2법’이 시행된 작년 8월 이후 급등했다. 지난해 11월 세 번째주(16일 기준)엔 133.3까지 치솟았다. 이후 전세 비수기를 지나면서 올해 2월까지 120을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다가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 등의 영향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향후 대규모 주택공급이 예정된 만큼 주택 공급이 충분할 것이란 기대로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이 동반 안정세를 찾는 분위기였다. 이런 흐름으로 3월 첫째 주(1일 기준) 118.9를 기록하면서 110 선으로 내려온 뒤, 4월 마지막 주(26일 기준)에는 103.3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5월 들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매물이 기대만큼 시장에 나오지 않는 ‘매물잠김’ 현상이 심화하고, 반포·노량진 등에서 대규모 재건축 단지가 이주를 시작하는 등으로 다시 전세 부족은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6월 이후부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등 세금 부담이 본격화하면서 ‘매물잠김’이 더 악화되고, 입주물량 감소 등으로 인한 전세 매물 부족을 우려하는 세입자들이 늘면서, 전세부족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더 늘어났다. 이에따라 이번 주 다시 110 위로 오르는 등 서울 아파트 전세 부족이 심화하는 상황이다.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누면 최근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르는 노원구 등이 속한 동북권이 114.1로 전주(113.9) 대비 0.2포인트 올라 가장 높다. 이어 반포동 등의 재건축 이주수요로 전세난 우려가 커진 서초구가 포함된 동남권이 114.0으로 1.2포인트 상승해 뒤를 잇고 있다.
마포·서대문구가 속한 서북권은 110.5로 0.5포인트, 양천·영등포·동작구 등이 있는 서남권은 106.1로 1.3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종로·중구가 있는 도심권은 102.7로 지난주와 같았다.
경기와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전세 수급지수도 지난주 111.4에서 이번 주 112.1로 상승했다. 서울과 함께 경기가 112.6에서 112.9로, 인천이 110.5에서 113.2로 모두 오르면서 전세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편,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이번 주 106.9로 전주(107.3) 보다 살짝 꺾였다. 다만, 서울 5개 권역 중 강남 3구가 속한 동남권은 110.9에서 111.5로 오르며 매수심리가 더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상승세가 가팔랐던 인천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114.0에서 111.8로 내려갔다. 다만, 경기도는 117.3에서 117.7로 소폭 올라 매수심리가 더 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