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 아파트 매매시장에도 진출 예고
공인중개사 응시 역대 최다…경쟁 심해지는 업계
100만원 정액제,매도자 수수료 無·매수자 0.5% 등
차별점 두는 업체들 속속 나와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서울과 수도권에서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집값이 오른 지역이 많다. 부동산 매매거래에 수반되는 각종 세금과 더불어 중개수수료도 부담이 커졌다. 그러면서 기존 중개수수료 요율이 아닌 100만원 정액제, 매도자 무료 정책 등을 표방하는 업체도 생겨났다. 여기에 프롭테크 기업 ‘직방’까지 가세하면서 중개업계에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직방은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매물의 내외부를 확인할 수 있는 ‘온택트 파트너스’ 플랫폼 사업 모델을 발표했다.
직방은 그동안 플랫폼을 통해 오피스텔·빌라 등의 전월세 임차 매물을 지역 공인중개사와 제휴를 맺어 중개해왔다. 이제는 아파트나 주택 매매 중개까지 뛰어드는 것이다.
직방은 플랫폼과 중개의뢰인을 곧바로 연결하는 직접 중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자격증을 가졌지만 개업하지 못한 중개사에게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성우 직방 대표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직방과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다”며 “개업하지 않은 35만명 공인 중개사분들에게는 새로운 창업 기회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중개 계약이 성사될 경우 직방은 공인중개사가 받는 수수료의 절반을 가져간다. 직방 측은 “플랫폼은 제휴 계약을 맺는 수준으로 취지는 상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역 오프라인 점포를 낸 공인중개사들은 ‘골목상권 침해’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계한다. 지금이야 수수료 배분을 5대 5로 한다지만 중개사들이 플랫폼에 종속되고 나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직방의 새 서비스는 기존 공인중개사들이 지역별로 공유하는 공동전산망을 대체하는 역할로 봐도 무방하겠다”면서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뒤에 수수료를 인상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직방 이전에도 공인중개업계에선 나름대로 파격을 내세운 서비스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었다.
한 업체는 부동산 중개의뢰인 중 매수자에게만 0.5% 수수료를 받는다. 매도자는 수수료를 내지 않도록 책정해 매물 매집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또다른 업체도 매수자 쪽에서만 거래가액에 상관없이 100만원을 받는다. 한 현직 공인중개사는 “일대 시세가 평준화된 아파트 밀집지역에서 가능한 모델”이라며 “다세대, 오피스텔이 섞여있는 지역에선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여러가지 비즈니스 모델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은 공인중개업계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서울 대치동의 A공인 대표는 “중개사가 가만히 앉아서 들어오는 일만 잡는 편한 일이라면 폐업하는 곳이 나타나겠느냐”면서 “한 아파트 상가에만 수십여개 중개사가 있는데 인맥관리해서 매물을 끌어오는 것도 다 노력”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31회 공인중개사 시험은 역대 최다 인원인 34만명이 치렀다. 한 해 약 1만 명씩 공인중개사가 쏟아진다. 현재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자는 40만여명이지만 실제 일하고 있는 사람은 약 10만명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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