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회의 성과 외면한 흠집내기 아니냐 우려도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 30개 정상들이 최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중국 견제, 기후변화 협력 등 다양한 글로벌 의제를 놓고 합의에 도달한 가운데 이들 정상들이 촬영한 단체 사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0여명의 정상들은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14일(현지시간) 한 공간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
AP 등 외신들은 이 단체 사진을 촬영해 필요에 따라 30여명이 모두 함께 한 사진, 단체 사진을 잘라 7~8명이 함께 한 사진, 4~5명이 함께 한 사진 등을 차례로 송고했다.
단체 사진을 촬영한 가운데 일부 사진에서 일부 정상들의 모습이 사라졌지만, 논란이 되진 않았다.
미국 통신사인 AP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심에 서고 주변에 수 명의 정상들이 늘어선 사진을 송고했다. 사진에서 누락된 정상들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문제를 삼은 나라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우리 정부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단체 사진에서 일부 정상을 뺀 사진을 사용했다는 논란이 일어 화제가 된 바 있다.
정부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올린 게시물에 일부 외국 정상이 빠져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정상회의 단체 사진을 각국 필요에 따라 일부 잘라 사용하는 경우는 다른 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과도한 문제 제기라는 반론도 나온다.
한국이 2년 연속 G7 정상회의에 참가하면서 사실상 G8의 위상으로 예우받는 등 상당한 외교적 성과를 거뒀는데, 이를 외면한 채 정치적으로 접근해 흠집내기에 골몰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G7 단체 사진에서 자국 총리를 중심에 배치하기 위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사진에서 삭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 별다른 논란이 되지 않았다.
해당 사진은 스가 총리가 직접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직접 올려 자신 위주의 관점에서 G7 성과 홍보물로 널리 활용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유럽 30여개 국가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한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신 세계 질서 구축, 기후 변화 대응, 중국·러시아 견제 등을 논의하는 등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앞두고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한 정상회의로 평가된다.
북미와 유럽의 집단안보체제인 나토는 1949년 미국 워싱턴에서 조인된 북대서양조약(워싱턴조약)을 바탕으로 미국, 캐나다 등 12개국이 참가해 발족시킨 국제기구다.
창설 당시에는 미국과 소련이 대립하는 냉전 체제 하에서 구소련을 중심으로 한 동구권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한 집단방위기구로 만들어졌다.
1952년 그리스와 터키가 나토에 가입하고, 1955년에 서독이 추가로 나토에 합세하자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권 국가들은 대항 조치로 나토에 맞서는 집단안보기구 '바르샤바 조약기구'를 창설하기도 했다.
바르샤바 조약기구는 1990년 10월 독일 통일로 동독이 탈퇴했고, 1991년 4월 해체에 이르렀다.
반면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는 승승장구하며 지속적으로 세를 불렸다.
미국이 주도하는 질서에 반발해 한때 나토를 탈퇴했던 프랑스는 1996년 다시 복귀했고, 1999년 옛 공산권 국가인 체코, 폴란드, 헝가리 등이 추가로 가입했다.
2004년에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과 슬로베니아와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옛 공산권 국가들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창설 60주년인 2009년에는 알바니아와 크로아티아가 가입했고, 2017년에는 몬테네그로, 2020년에는 북마케도니아가 30번째 회원으로 가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