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강남3구 아파트 실거래가 살펴보니

직전 거래보다 51.2%는 상승, 42.7%는 하락

강보합세 속 집값 급등에 따른 일부 조정

“대세 상승 임계점 가까워지고 있어”

다만 하락 전환 아닌 강보합세 유지 전망

절반 오르고 절반 내리고…강남3구 아파트값 ‘혼조’
서울 강남 지역 아파트 일대의 모습.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서울 아파트 가격이 최근 들어 상승 폭을 넓히며 ‘V자’ 반등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시장은 거래가 상승 매매와 하락 매매가 동시에 나타나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시장에선 신고가 거래가 급감했고 거래 10건 중 4건이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는 강보합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 등으로 가격 조정도 일부 있는 분위기라고 분석한다. 다만 최근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회귀하고 있어 상승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강남3구 아파트 매매거래는 550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4월(650건)보다 적지만 신고기한이 남아 있어 총 거래건수는 전달 대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강남3구 아파트값은 2·4공급대책 이후 거래량 감소에도 우상향 곡선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하락 거래가 일부 있었으나 대부분 낙폭이 크지 않았고 신고가 거래 사례가 속출하며 호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하락 거래가 늘어나며 혼조세가 확대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절반 오르고 절반 내리고…강남3구 아파트값 ‘혼조’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가 이달 8일까지 신고된 지난달 강남3구의 아파트 거래 가운데 올해 1~4월 동일 평형 아파트의 거래가 있었던 거래 344건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42.7%인 147건이 직전 거래가격보다 하락 매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절반을 조금 넘는 176건은 상승했고 나머지 21건(6.1%)은 동일한 가격으로 계약서를 썼다.

수천만원 수준의 등락이 전체적인 가격 흐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보고 직전 거래가격보다 1억원 이상 변동한 사례만 취합하더라도 상승 거래는 56건, 하락 거래는 47건이었다. 대세 상승장으로 볼 수 없다는 의미로 읽힌다. 실제 평균 가격 변동 폭은 1018만원 수준으로 강보합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실거래가가 3억~5억원 가량 상승 또는 하락한 사례가 수두룩했다. 강남구 개포동 경남1차 전용면적 123.28㎡은 지난달 7일 32억원에 손바뀜됐는데 지난 1월 거래가격(26억8000만원)보다 5억2000만원 비싼 가격이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97㎡도 지난달 3일 직전 거래가격(4월, 22억9000만원)보다 3억9000만원 오른 26억8000만원에 계약됐다.

절반 오르고 절반 내리고…강남3구 아파트값 ‘혼조’
[헤럴드경제 DB]

반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써밋 전용 110.26㎡는 지난달 3일 29억6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는데 직전 거래가격(4월, 34억8000만원)보다 5억2000만원 낮은 가격이었다. 해당 평형 아파트는 지난해 8월 28억9000만원과 29억9000만원에 연이어 거래된 바 있다. 또 송파구 잠실동 우성아파트 전용 96.65㎡는 지난달 23일 18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4월 거래된 최고가(21억4000만원)보다 3억4000만원 내렸을뿐더러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워낙 가격이 많이 오른 탓에 피로감이 누적돼 있는 것은 사실이고 매수에 적극적이라고 보기에도 제한적”이라며 “대세 상승이 끝났다고 단언하긴 어렵지만 임계점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 지난해보다 거래량이 확실히 줄며 가격이 다이나믹하게 움직이진 않을 것 ”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아파트 매수심리가 다시 강해지고 있고 매물 감소세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집값 상승 폭이 가팔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는 남아있다. 실제 서울 외곽이나 경기, 인천 등을 중심으로는 가격 상승세가 확대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함 랩장은 “가격 변동은 중저가 지역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강남 지역은 ‘똘똘한 한채’ 선호 현상, 정비사업 규제 완화 기대감 등으로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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