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C 노선 응찰 컨소시엄 3곳 모두 신설 제안
왕십리역 등 1~2개 역 추가될 가능성 높아
교통 전문가 “열차 속도 느려질 수 있어” 지적
내달 우선협상자 선정…사업자-지자체 비용분담 관건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정부가 수도권 주민들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추진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사업이 잇단 정차역 추가 가능성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10개 역에서 1~3개의 역을 추가할 경우 ‘급행철도’의 건설 계획 취지가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교통 전문가들은 정차역을 늘리면 지하철보다 3~4배 빠른 속도로 수도권 간 교통망을 연결하려는 GTX가 ‘저속 열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지난 21일 GTX-C 노선 사업에 대한 신청을 마감한 결과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등 세 곳이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세 곳 컨소시엄은 입찰제안서 기본계획에 왕십리·의왕·인덕원역 추가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신설 의사 의견이 제시되면서 GTX-C노선에 1~2개 역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왕십리역은 사업성 검토까지 이뤄졌고, 의왕역은 의왕시가 설치비 지원 의사까지 밝혔다. 인덕원역은 향후 추가될 인덕원-동탄(인동선)·월곶-판교(월판선)과의 간섭 문제 등을 해결하는 게 관건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모든 업체들이 역 신설과 관련한 내용을 담았다면 타당성 검토를 거쳐야 하지만 신설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GTX-C 노선은 경기 양주 덕정역에서 수원역까지 74.8㎞ 구간을 잇는 노선이다. GTX-C 노선은 창동, 광운대, 청량리, 삼성, 양재 등 10개 역으로 구성됐다. 이르면 내년 착공해 오는 2027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당초 국토부는 GTX-C 노선에 추가역 신설은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자체의 요청이 이어지면서 관련 내용을 검토해왔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GTX-C사업 입찰 공고를 내면서 최대 3개 역을 추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GTX-C노선에 왕십리역이 추가될 경우 도심 접근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왕십리역은 지하철 2·5호선과 분당선·경의중앙선이 지나는 환승 거점이다.
그러나 1~3개의 역이 추가될 경우 ‘수도권-서울 도심 30분 내 도달’이라는 GTX 도입 취지가 무색해질 것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수도권 기존 광역철도의 경우 지자체 요구 등으로 역을 추가하면서 저속 철도가 됐다”고 말했다.
추가 비용도 문제로 지적된다. GTX 정거장 한 곳을 만드는 데 1000억~3000억원 정도가 들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정부는 역 추가에 따른 건설보조금을 지원하지 않는다. 역 추가 비용은 사업자와 각 지자체가 부담하게 된다. 향후 사업자와 각 지자체가 건설비용 분담 비율을 조율하면서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정차역 추가는 GTX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동안 잠잠하던 다른 지자체까지 정차역 신설 요구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다음달 기술평가 등 절차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정차역 신설은 우선협상대상자가 각 지자체와 예산 분담을 협의하고, 시공법을 비롯한 세부 노선 계획을 국토부와 함께 수립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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