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차관, 물가관계차관회의
최근 물가상승 ‘병목경제’ 비유
공급측면 개입으로 위험 조절
운임상승 수출기업 지원 계속
정부는 21일 최근 물가상승 현상을 ‘병목경제’로 빗대어 설명하고, 앞으로 정부 원자재 비축물량을 적극 할인 방출키로 했다. 인플레이션 조짐을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수요가 회복하면서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일시적 상태’로 분석했고, 공급 측면 개입으로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해상·항공 운임상승으로 애로를 겪고 있는 수출기업을 위해서는 임시선박 투입·운임지원 등 정책적 배려를 계속한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8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 겸 한국판뉴딜 점검회의 겸 제12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개최하고 “원유, 철강, 구리 등 원자재 수요는 주요국 경기 부양책, 친환경 트렌드 전환 등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산유국 협의체 23개국(OPEC+)’의 감산규모 유지, 일부 주요 광산의 생산차질 등으로 공급회복 속도가 수요만큼 충분하지 않아 그 가격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 또는 상회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장기적인 물가상승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이 차관은 “국제유가의 경우 금년 2~3분기를 정점으로 60달러대에서 안정된다는 것이 분석기관의 대체적인 전망이며 원자재도 전반적으로는 글로벌 공급이 확대되면서 점차 수급균형을 찾아간다는 것이 주요 분석기관들의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에 공급측면 개입으로 일시적 물가상승세 위험을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보유 원자재 비축물량을 늘리고, 할인 방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재기 등 시장교란행위에 대해서는 관계부처 합동 점검반을 구성하여 비정상적 유통 상황을 점검한다.
원유 정부비축 물량을 지난해 9700만배럴에서 2025년 1억700만배럴까지 늘리고, 비철은 23만톤에서 25만2000톤까지 더 쌓는다. 구리는 3%, 알루미늄과 주석은 1%씩 할인해 방출하고 중소기업을 기준으로 연2% 이자율로 최대 20억원까지 외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운임상승으로 고통 받는 수출기업을 위해서는 선복공급 확대와 운임지원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미주항로에 5월 24일, 30일 임시선박을 투입하여 5월 중 총 6척을 투입하고, 6월 이후에도 임시선박을 월 2척 이상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6월 중순부터 미주 동안 항로에도 매주 50TEU씩 중소화주 전용 선복을 신규 배정하고, 미주 서안 항로(350TEU/주), 유럽 항로(50TEU/주) 지원은 연말까지 연장한다”며 “유럽항로에는 6월까지 4척을 추가하여 총 8척 투입을 완료하겠다”고 덧붙였다.
운임지원 방안으로는 “6월부터 중소·중견기업 대상 수출바우처 물류비 지원한도를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2배로 상향하는 등 올해 해상·항공 운임지원 규모를 70억원에서 121억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컨테이너 수용능력 한계를 보이고 있는 부산신항을 위해서는 웅동 배후단지 등을 임시 장치장으로 확보한다.
이밖에도 이날 회의에서는 국민안전 SOC 디지털화 추진현황 및 계획 등이 논의됐다. 정부는 교통·수자원 등 핵심기반시설을 스마트화하고 효율적 재난 예방·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2025년까지 국비 1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홍태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