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 GTX-D 강남·하남까지 연장 요구
김부선→김용선→김하선…오락가락 정책 비판
노형욱 국토 장관 “확정 고시 전까지 협의”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경기 김포를 비롯해 서울시 구청장들까지 잇달아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의 ‘노선 수정’을 지지하고 나섰다. 일명 ‘김부선’(김포-부천)으로 지칭되는 GTX-D 노선을 ‘김하선’(김포-하남)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여의도와 용산으로 노선을 연장하는 이른바 ‘김용선’(김포-용산)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반발은 여전하다.
정부가 한국교통연구원의 수요조사 등을 거쳐 마련한 교통망 계획안을 뒤집기도 쉽지 않아, 정부-지자체 사이의 이견이 ‘힘겨루기’ 양상으로 비화하고 있다.
24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경기 김포·부천·하남·서울 강동구 지방자치단체장은 지난 20일 공동으로 GTX-D 노선의 ‘강남 직결’을 정부에 촉구했다.
앞서 경기도는 김포에서 강남을 지나 하남까지 잇는 68㎞ 길이 노선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하영 김포시장, 장덕천 부천시장, 김상호 하남시장,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이날 “수도권 서부권인 김포·부천과 동부권인 강동구·하남 주민들은 광역교통시설의 절대 부족으로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며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수도권과 지방 간 투자 균형 등의 이유로 GTX-D 노선을 (김포∼부천으로) 대폭 축소해 발표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공정성과 합리성이 결여된 국토부의 GTX-D 노선 발표에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국토부는 GTX-D 노선이 김포∼부천∼강동∼강남∼하남으로 연결되도록 6월 확정 고시 이전에 적극적으로 행동해달라”고 촉구했다.
서울 구청장들도 GTX-D 노선을 서울까지 연장해달라고 정부에 공동 건의하기로 했다.
구청장협의회장인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지난 20일 “큰 틀에서 GTX-D 노선이 서울로 연장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에 공감하는 토론이 있었다”면서 “구체적인 진행은 해당 지역 자치구들이 협의체를 만들어 정부와 협의해 나가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동·동작·구로·금천·관악·강서·마포·양천구 등이 이 문제에 관심을 표했다”고 전했다.
다만, 구청장협의회가 서울 어느 지역까지 노선 확장을 요구할지에 대해서는 합의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음달 제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확정 고시를 앞두고 정부 입장에선 ‘김부선’ 논란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정부는 일단 지자체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지난 20일 하남까지 연결되는 GTX-D 노선 원안을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해달라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요구에 “확정 고시 전까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지자체 반발 등에 떠밀려 정부가 한 차례 노선 변경안을 내놨는데, 또 다시 확장 방안을 내놓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정책의 신뢰성이 손상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토부는 최근 GTX-B 노선과 선로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GTX-D의 일부(혹은 전체) 열차를 서울 여의도나 용산역까지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서부권 지역 주민들은 ‘강남 직결’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한국교통연구원의 수요조사 등을 통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초안을 마련했다. 교통연구원은 지자체 요구대로 GTX-D 노선을 설계하면 지하철 2·7·9호선과 노선이 중복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투자 규모를 적절히 안배하는 차원에서 김포~부천 연결로 정책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토부가 추진 중인 김포~부천 노선 사업비는 2조1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서울 강남·강동·하남까지 확대하면 사업비가 5조9000억원, 인천이 요구한 노선을 추가하면 최대 10조원가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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