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에게도 말하지마”…자녀 앞에서 필로폰 흡입한 30대 엄마
[아이클릭아트]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어린 아들과 딸이 보는 앞에서 마약류인 필로폰을 흡입한 30대 어머니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8일 인천지법 형사9단독 김진원 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5)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A씨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올해 1월27일 주거지인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의 안방에서 아들 B(12)군과 딸(7)이 보는 앞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2018년께부터 B군 등 자녀 앞에서 필로폰 연기를 들이마시고 잠을 자지 않거나 흡입기구에 머리를 박고 있는 등 환각 상태에 빠진 모습을 보였다.

B군에게는 “죽을 때까지 아무에게도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서 정서적 학대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B군은 수사기관에서 “어머니가 4학년 때부터 이상한 행동을 했다”며 “4학년 때는 유리 같은 것으로 불을 피우고 5학년 때는 택배로 이상한 것 시키고 6학년 때는 물하고 불까지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A씨는 재판에서 “필로폰을 투약하는 모습을 일부러 자녀들에게 보여준 것이 아니다”며 “자녀에게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없고 학대를 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씨가 미필적 고의로 자녀에게 정서적 학대 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된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집에서 피해 아동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상황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보인다”며 “필로폰을 투약하는 장면이 목격됐는데도 다른 사람에게 그 사실을 말하지 말라며 투약 행위를 멈추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의 행동은 그 자체로 아동의 정신건강과 발달을 저해하는 결과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행위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또 김 판사는 “피고인이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고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