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교통·주차·의료 편리한 지역에 밀집

서울시 자치구 中 광진·동작·동대문·금천구에 집중

‘녹지·문화시설’ 동경하지만…예산·비용 맞춰 거주

월소득 150만원 미만 31.2%, 중졸 이하 27.8%

서울 1인 가구, 교통·의료 편한 곳 살지만…“문화생활은 언감생심”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혼자 장을 보는 시민.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서울시 1인 가구 밀집지역의 생활인프라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공원 및 녹지’에 대한 만족도(5점 만점)는 평균 3.14를 기록해 비밀집지역(3.45)과 가장 큰 편차를 기록했다. ‘공공시설 만족도’ 역시 3.29로 비밀집지역(3.59) 대비 낮았고, 문화기반 시설 만족도도 3.23을 기록해 비밀집지역(3.34) 대비 낮게 나타났다. 다른 생활인프라 항목인 보행환경, 대중교통, 주거환경, 경제환경, 사회환경, 교육환경에서 나타난 비밀집 지역과의 격차가 최대 0.09 포인트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격차다.

6일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 1인 가구 밀집도에 영향을 준 대표적인 요소는 대학·도서관·약국·병의원·주차장·지하철역 등 교통과 의료복지, 교육 등 생활필수 인프라로 나타났다. 서울 내 1인가구 밀집도는 동남구, 도심 중심부 인접지역에 주로 분포했다.

자치구 기준으로는 광진구, 동작구, 동대문구, 금천구가 1인 가구 밀집 지역이다. 해당 자치구 가운데 상당수는 생활필수 인프라를 갖춘 데다, 인근에 대학이 다수 밀집된 지역들이다. 광진구는 건국대와 세종대, 동작구는 중앙대와 숭실대가 있다. 동대문구엔 주요 대학이 없지만, 성동구 한양대 본교와 종로구 성균관대 인문사회캠퍼스, 성북구 고려대 본교과 생활권을 공유할 수 있는 지역이다.

눈여겨볼 점은 교통환경·사회환경·교육환경 생활 필수 인프라 요소가 1인 가구의 삶의 만족도와 별다른 통계적 연관성이 없다는 점이다. 1인 가구 다수는 이같은 결과가 생활 필수 인프라를 갖춘 지역에 거주하기 위해 여가 생활을 위한 인프라를 포기한 결과라고 말한다.

10년 넘게 서울에서 혼자 자취를 해온 직장인 이모(31) 씨는 “치안 좋은 역세권에 집을 구하려다 보면 집 상태는 어느정도 포기하게 된다. 비용과 예산 때문이다. 당장 멀리서 다닐 자신은 없으니 울며겨자먹기로 들어가서 사는거지. 생활 편의만 가까스로 확보한 생활인거다. 만족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울살이에서 삶의 질을 결정하는 주된 요소는 공원·녹지, 공공시설, 보행환경, 주거환경, 경제적 환경 등에 대한 만족도로 나타났다. 주거지 근처 공원이나 녹지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수록, 주민센터 등을 포함한 공공기설과 거주하는 지역구의 문화기반시설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수록 만족감을 느낀다는 결과다. 도서관, 의원, 공원면적, 체육시설, 소매업 수 등의 지표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지표에 해당된다.

1인 가구로 자취해 본적이 있다는 대학생 김모(26) 씨는 “집이 멀어서 자취했는데, 체력은 아꼈지만 삶의 질은 바닥이었다. 학교도 코앞이고, 대학병원도 있고, 편의점도 많고 밥값도 저렴했지만 강의실과 좁은 자취방을 제외하면 카페 밖에 갈 곳이 없었다”며 “코로나 때문에 본가에서 사이버 강의를 듣는데, 가족의 간섭을 받아야 하지만 아파트에서 사니까 훨씬 낫다”라고 했다.

한편 서울시 1인가구 가운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저학력·저소득 1인가구의 삶은 더욱 열악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서울시 1인 가구 중 고졸 미만은 넷 중 한 명 꼴인 27.8%다. 무학(2.6%)·초졸(12.0%)·중졸(13.2%)등이다. 고졸 이상에선 고졸(29.2%), 대졸(26.9%), 전문대졸(14.5%)로 비중이 높다. 조사 응답자 658%는 직업이 있었지만, 월평균 소득이 150만원 미만인 경우가 셋 중 한 명 꼴인 31.2%로 나타났다. 월평균 소득은 150~300만원(41.0%) 구간에 가장 많이 분포했다. 450만원 이상을 버는 집단은 4%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