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사망 대학생’ 친구, 빈소서 조문 못하고 돌아갔다
2021년 4월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고 잠든 뒤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 씨 사건과 관련, 유족이 손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의 조문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정민 씨 아버지 손현(50) 씨는 “A씨가 (4일) 새벽 1시 30분쯤 자신의 작은아버지와 함께 빈소를 찾았다”고 뉴스1을 통해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A씨는 작은아버지와 함께 빈소를 찾았고, A씨의 작은아버지는 유족에게 “A씨가 밖에 조문하러 왔다.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민 씨 아버지는 그러나 이들을 향해 “늦었으니 나가라”고 했다고 한다. “본인들(A씨 부모)은 얼굴도 못 내밀고 친척을 앞세워 왔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정민 씨 아버지는 전날 A씨가 사망 당일 신었던 신발을 버린 데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정민 씨 아버지가 A씨 부모와의 통화에서 ‘A씨 신발을 좀 보여달라’고 했으나 A씨 아버지는 즉시 “(A씨 엄마가 더러워서) 신발을 버렸다”고 했다며, “보통의 아빠가 자녀가 신발 버린 걸 어떻게 알고 물어보자마자 대답을 하는 게 이상하다”는 것이 정민 씨 아버지의 입장이다.

앞서 A씨는 정민 씨 부모와 만난 자리에서 “(실종 당일) 정민이가 혼자 달려가다가 언덕에서 굴렀다”며 “그래서 (그 언덕에서 정민이를) 끌어올렸다. 물과는 거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자신의 옷과 신발에 흙이 묻었다고 했다.

A씨는 또 “(개강 후 과제와 친구관계로 인해) 정민이가 많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도 했으나, 정민 씨 부모는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할 아이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중앙대 의대 본과 1학년인 정민 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께부터 이튿날 오전 2시까지 현장에서 동성(同性)친구인 A씨와 술을 마신 뒤 잠이 들었다가 실종됐다.

실종 기간이 길어지며 경찰은 기동대·한강경찰대와 함께 헬기·드론·수색선 등을 동원해 집중 수색을 벌였고, 가족들은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아들(정민 씨)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다. 정민 씨의 시신은 실종 엿새째인 지난달 30일 오후 3시50분께 실종장소에서 멀지 않은 한강 수중에서 발견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정민 씨가 실종됐던 지난달 25일 오전 3시 전후 반포한강공원을 방문한 자동차들의 블랙박스(운항기록장치)와 공원 일대 폐쇄회로(CC)TV 자료를 살펴보는 한편, 정민 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포렌식 작업에 돌입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로 이달 중순쯤 결과를 확인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