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하루 번 돈 공익제보단 신고로 다 날린다”
일부 배달 라이더들의 신호 위반, 과속, 인도 통행 등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높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수 있기 때문이다. 배달 라이더들의 단속 회피 ‘꼼수’도 점입가경이다. 단속에 걸릴 경우 하루 일당을 모두 날릴수 있어 단속 피하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번호판 감추기가 대표적이다. 이물질을 번호판에 발라 식별이 어렵게 만들거나 이른바 '순대'로 불리는 자물쇠를 늘여 뜨려 번호를 교묘히 가리는 식이다. 번호판을 아예 떼거나 접는 식으로 단속을 피하는 경우도 횡행한다.
번호판을 고의로 가릴 경우 자동차 관리법 10조에 의해 1000만원 이하 또는 징역 1년 이하의 처벌을 받지만, 번호판을 가리면 식별이 불가능해 처벌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배달 라이더들 사이에도 이 같은 꼼수는 근절해야한다는 게 중론이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여전히 ‘번호판을 떼거나 순대(체인 자물쇠)로 가리면 신고 못 한다’ ‘번호판만 잘 가리면 단속도 문제 없다’ 등 단속 회피법이 공유되고 있다. 빠르게 배달해야 수익도 늘어나는 만큼 어쩔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배달플랫폼의 책임론까지 제기된다. 빠른 배달을 종용받는 상황에서 라이더들의 무법 질주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배달 시간·배달료의 현실화 같은 대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륜차 사고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최근 3년간 이륜차 교통사고 현황에 따르면 2018년 1만 7611건, 2019년 2만 898건, 2020년 2만2256건에 달했다. 최근 2년 새 26%나 증가했다. 부상자 수도 같은 기간 2만1621명에서 2만7348명으로 크게 늘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은 시민들로 구성된 공익제보단 추가 모집에 나섰다. 공익제보단은 배달수요가 증가하면서 늘어난 이륜차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운영됐다. 올 상반기 3000명의 공익제보단이 활동 중이다. 제보단도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이나 네이버 밴드 등을 통해 단속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조직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이륜차의 신호 위반, 인도 통행 등 통행 위반, 헬멧 미착용 등 교통법규 위반사항 3만8000여건이 제보됐다.
‘빠른 배달’을 위해 법규 위반이 불가피하다는 배달 라이더와 공익제보단 간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배달 라이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공익제보단에 반발하는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공익이 아닌 용돈벌이에 불과하다”는 비난글에 동조하는 회원들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