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아무리 매력이 넘치는 사람도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 식품도 마찬가지다. 영양소가 뛰어난 ‘슈퍼푸드 왕좌’ 시금치도 어울리지 않는 상대가 있다. 옆에 있으면 잎이 누렇게 변하고, 함께 요리에 들어가면 질병이 유발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시금치와 평생 멀어져야 할 상대는 바로 사과와 두부다.
사과, 시금치를 시들게 만든다
사과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 섞여 있으면 ‘민폐’ 를 끼친다. 과일과 채소의 숙성을 가속화시켜 상하게 만들수 있기 때문이다. 덜 익은 단감과 함께 두면 단감의 익는 속도를 빠르게 만들 수 있으나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의도하지 않은 피해를 준다.
이는 사과에 들어있는 에틸렌 성분 때문이다. 사과는 에틸렌을 많이 뿜어내는 가장 대중적인 과일이다. 이러한 에틸렌의 영향을 유난히 많이 받는 식품이 있다. 과일중에서는 배나 수박, 키위, 자두이며, 상처가 있다면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채소 중에서는 브로콜리, 방울양배추, 오이, 가지, 고추, 그리고 시금치와 같은 녹색잎 채소가 있다. 사과와 함께 보관하면 줄기채소는 질겨지면서 맛도 없어지며, 녹색잎채소의 잎은 누렇게 변하는 황화현상이 일어난다.
사과는 외롭게 둬야 한다. 혼합저장을 피하고 랩이나 비닐로 감싸서 보관하면 더욱 신선하고 오랫동안 먹을 수 있다.
두부, 시금치와 함께 먹으면 결석 생성 가능성 ↑
시금치는 두부와도 떨어져야 한다. 시금치에 다량 들어있는 수산(옥살산, oxalic acid)성분이 두부의 칼슘과 만나면 우리 몸에서 부정적인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두 성분의 결합으로 불용성인 수산칼슘염(칼슘옥살레이트)이 만들어질 경우 뭉쳐서 결석을 만든다. 모든 신장결석의 약 75%가 수산칼슘염으로 구성돼있다. 심할경우 결석증이 유발될 수도 있으며, 신장결석증 환자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수산칼슘염은 칼슘뿐 아니라 철분과 같은 미네랄의 흡수율도 떨어뜨린다. 시금치 된장국에 단백질을 보충한다고 두부를 넣거나, 시금치나물과 두부조림을 한 상에 올리는 것도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
시금치와 어울리는 식재료는 참깨를 들 수 있다. 지혜로운 조상들이 시금치 나물에 참깨를 뿌렸던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고소한 맛도 더해주지만 참깨에 든 리진(아미노산의 일종)성분이 시금치의 수산 성분을 약하게 만든다. 조개의 경우 시금치와 마찬가지로 철분이 풍부해 둘을 함께 먹으면 빈혈예방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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