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 기준 완화 공약, 목동·상계동 등 직접 거론도
용적률·층고제안 완화도 약속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당선으로 안전진단 벽에 막혔던 목동과 상계동 아파트들의 재건축 발걸음도 한층 가벼워질 전망이다.
1980년대 만들어진 이들 단지는 건물 자체 노후와 주차 및 편의시설 부족으로 수년 전부터 재건축이 적극 추진되던 곳들이다. 전임 시장의 재건축 억제 방침에 번번히 제동이 걸렸지만, 재건축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건 새 시장의 등장에 최우선 수혜 지역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목동·상계동 재건축 드라이브 준비= 목동아파트 11단지는 최근 안전진단에 막혀 재건축 사업이 멈춰섰다. 2018년 박원순 전 시장이 재건축 규제 차원에서 강화한 안전진단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새 시장의 등장에 재건축 대상 아파트, 특히 목동과 상계동은 재추진을 기대하고 있다.
오 후보의 재건축 활성화 공약은 안전진단 규제 개선에 포커스를 맞췄다. 그는 투표 이틀 전인 지난 5일 잠실동 새마을시장 유세에서 “서울 시내 안전진단으로 고통받는 시민들이 잠실5단지에 있다. 양천구 목동에도, 노원구 상계동에도 있다”며 재건축 추진을 약속했다.
이는 전임 시장 시절 고의적으로 재건축·재개발을 늦췄고, 그 결과 서울의 주택난과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한다. 오 후보는 지난 1일 한 방송에 출연해 “목동이나 상계동에 안전진단을 일부러 불허 처분을 해서 진척이 안 되게 만들어놓은 것부터 시작해서 압구정동, 여의도 쪽에 지구단위계획으로 (재건축을) 일부러 억눌러 놨다”며 “40년 50년 가까이 된 아파트들이 강남북에 고루 8만가구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들 지역의 기대감도 높다. 30년이 경과한 재건축 안전진단 대상 아파트가 서울에서 가장 많은 노원구는 최근 관내 노후 아파트 39개소 5만9000여 세대에 대해 재건축을 적극 추진한다고 나섰다.
노원구에서는 공릉동 태릉 우성 아파트를 필두로, 상계 주공 6단지가 정밀 안전진단을 진행하고 있다. 상계 주공 1단지 등 5개소는 현지조사를 통과했으며 상계 주공 2단지 등 14개소는 4월부터 매월 2개 단지씩 현지조사를 진행해 10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구는 주차난과 설비 노후에 따른 주민 불편 등을 감안한 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개정된 강화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이 구조적으로 취약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재건축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을 바꾸는 조치다.
목동 아파트 14개 단지를 두고 있는 양천구청도은 ‘목동 재건축전담팀’을 구성했다. 대부분 단지가 1차 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11단지가 최근 최종 진단에서 탈락 판정을 받자 안전진단 기준 재검토 목소리가 높아졌다.
다만 안전진단 과정에서 서울시보다 중앙 정부의 영향력이 더 크게 작용된다는 점은 오 후보가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산이다.
▶용적률·층고제한 완화, 수익성↑ 기대=용적률과 층고제한 완화도 목동과 상계동, 그리고 서울 재건축 대상 아파트 단지들에는 희소식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All100자문센터 부동산 수석위원은 “주거지역 용적률 상향을 법정 상한선까지만 올려도 50~100% 올릴 수 있다”며 여의도, 용산, 성수, 목동 등의 수혜를 예상했다.
이와 관련 오 후보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및 용적률·층수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 18만5000호 포함, 36만호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법적 상한 250%보다 낮은 용적률 200%로 일괄 적용하고 또 35층 이상 아파트는 무조건 불허하는 서울시의 현 규제를 완화, 전체적인 신규 주택 공급 물량을 늘리겠다는 의지다.
민주당이 여전히 주도권을 쥐고 있는 시의회 및 각 구청의 협조와 관련해서도 자신했다.
오 후보는 지난 1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과거 시정을 운영하면서 시의원, 구의원들을 통해 많이 받았던 민원이 용적률이나 높이 제한 좀 풀어달라는 것이었다”며 “만약 선거가 끝나고 협의에 협조하지 않으면 시의회가 방해해서 못한다고 국민께 고하고 평가를 받겠다”고 적극적인 설득 작업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