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차이나머니’ 논란인데… ‘중국판 넷플릭스’까지 한국 진출?”
일명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중국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OTT) ‘아이치이’의 한국 진출에 빨간 불이 켜졌다. 지난해 한국 법인을 설립한 후 올해를 목표로 한국 진출을 추진했지만, 높아진 ‘반중정서’의 벽에 부딪혔다.
제작에 참여한 첫 오리지널 콘텐츠 ‘간 떨어지는 동거’는 오는 5월 방영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앞서 중국 자본이 투입됐단 이유로 뭇매를 맞은 바 있어 긴장하는 모양새다.
중국 OTT 서비스 ‘아이치이’는 지난해 7월 한국 법인 ‘아이치이 인터내셔널 코리아 (iQIYI International Korea Ltd.)’을 설립한 후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후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한국어 계정을 만들며 홍보를 이어오고 있다. 중국 드라마와 예능이 주 콘텐츠다.
아이치이는 국제판 앱을 통해 국내 이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대의 기기 공유가 가능한 월 7500원 상품과 4대의 기기 공유가 가능한 월 9900원 상품을 제공 중이다. 유저 확보를 위해 신규 회원 대상 첫달 무료 혜택, 연간 멤버십 등 다양한 혜택도 내세우고 있다.
지난 2010년 설립된 ‘아이치이’는 유쿠, 텐센트 비디오와 함께 중국 3대 동영상 사이트로 꼽힌다. 특히, 한국 콘텐츠의 판권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며 업계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2013년에는 ‘별에서 온 그대’, 2016년에는 ‘태양의 후예’를 중국에서 독점 방영했다.
올해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히는 ‘지리산’의 글로벌 판권도 확보했다. 때문에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청자들은 넷플릭스가 아닌 아이치이를 통해서만 ‘지리산’을 시청할 수 있다. ‘지리산’은 ‘킹덤’ 김은희 작가와 ‘스위트홈’ 이응복 감독, 전지현, 주지훈 등의 라인업으로 제작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최근 중국 자본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감이 커지면서 한국 진출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앞서 tvn 드라마 ‘빈센조’에는 중국 비빔밥이 PPL(간접광고)로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중국의 문화공정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외 tvn 드라마 ‘여신강림’도 중국 기업 버스 광고와 훠궈 등 중국산 PPL로 뭇매를 맞았다. 여기에 SBS ‘조선구마사’는 중국풍 소품과 역사왜곡 논란에 결국 2회 만에 폐지되기도 했다.
오는 5월 방영하는 ‘아이치이’의 첫 오리지널 콘텐츠 ‘간 떨어지는 동거’에도 불똥이 튀었다. ‘간 떨어지는 동거’는 ‘아이치이’의 첫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로, 한국과 중국의 공동제작에 아이치이가 투자하는 형식이다. 중국 자본이 투입됐다는 반중 정서의 타깃이 됐다.
한편, ‘아이치이’의 한국 진출 가능성에 OTT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국내 OTT 업계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토종 OTT의 입지가 더욱 줄어들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아이치이’ 전세계 유료 가입자 수는 1억48만명에 달한다. 디즈니 OTT ‘디즈니 플러스’ 역시 이르면 올 상반기 국내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