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오름폭 축소 흐름 이어져
수도권 신도시 1년8개월 만에 내려
강남 이어 마포·강동도 하락전환
“입주물량 감소·월세 전환 주시해야”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곳곳에서 아파트 전셋값 안정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새 임대차법 도입 이후 치솟은 전셋값에 대한 피로감에 계절적 비수기, 신규 입주물량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2분기 입주물량 감소나 보유세 부담에 따른 전세의 월세 전환 등 불안 요소도 여전해 시장 움직임을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4% 올라 6주 연속 상승폭을 줄였다. 전셋값 상승률은 서울이 0.03%,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이 0.05%로 전주와 같은 수치를 나타냈다.
서울에선 중저가 단지 위주로 수요가 유입되면서 상승 흐름은 계속됐으나, 강동구(-0.06%), 노원구(-0.03%), 구로구(-0.01%) 등 하락 전환한 자치구가 하나 둘 등장했다.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전셋값은 약 1년 8개월 만에 마이너스 변동률(-0.01%)을 기록했다. 위례·동탄(-0.06%), 김포한강(-0.04%), 평촌(-0.03%) 등의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재계약과 매매 갈아타기 등으로 전세 신규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신규 입주물량까지 맞물린 영향이 크다.
위례에선 ‘위례포레자이’(558가구)와 ‘힐스테이트북위례(’1078가구) 등의 입주를 앞두고 창곡동 ‘위례센트럴푸르지오’, 학암동 ‘위례신도시신안인스빌아스트로’의 전셋값이 500만~1000만원 떨어졌다. 동탄에서는 반송동 ‘시범한빛한화꿈에그린’, 목동 ‘e편한세상동탄’이 1000만~2000만원 내렸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3% 올라 지난주(0.04%)보다 상승폭을 줄였다. 상승률은 지난해 11~12월 주간 기준으로 0.14~0.15%까지 높아진 뒤 올해 1월 0.13%, 2월 0.07%, 3월 0.04%로 오름폭을 축소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와 동일하게 0.11% 올랐다.
마포구(-0.01%)와 강동구(-0.02%)의 전셋값은 각각 90주, 59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마포구에선 염리동 염리3구역을 재건축한 1649가구 규모의 ‘마포프레스티지자이’가 지난달 입주를 시작했다. 강동구에선 상일동 ‘고덕자이’(1824가구)를 비롯해 ‘고덕강일8·14단지’(946·943가구)가 비슷한 시기에 입주에 들어가면서 전세 공급량이 늘었다.
지난주 45주 만에 전셋값이 떨어진 강남구는 이번 주 -0.02%로 하락세를 이어갔고, 송파구는 지난주 -0.01%에서 이번 주 보합(0.00%)을 나타냈다.
지난해 7월 새 임대차법 도입 이후 불안이 극대화한 전세시장은 8개월 만에 안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추세 전환을 속단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불안 요소가 여전한 만큼 향후 시장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세시장은 학군수요가 마무리되면서 수요가 줄어든 동시에 대규모 입주가 진행되면서 국지적인 약세를 나타냈다”면서 “하지만 2분기에는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이 감소하는 데다 보유세 부담에 따른 월세 전환으로 전세매물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시장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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