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대책 선도사업 후보지 대거 선정
1만1900여 가구 신규공급 예정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정부가 2·4대책 일환으로 발표한 ‘선도사업 후보지’에서 서울 은평구가 관심 지역로 떠올랐다. 전체 대상지 21곳 중 절반에 가까운 9곳이 은평구에 속했다. 공급 가구수도 1만1921가구로 ‘선도사업 후보지’ 전체 공급물량 2만5105가구의 47.5%에 달한다.
정부는 지난 31일 ‘대도시권 주택공급방안’ (2·4대책) 첫 선도사업 후보지로 금천구, 도봉구, 영등포구, 은평구 등 4개구,총 21곳을 선정 발표했다.
은평구에서는 증산4구역과 녹번동 근린공원 인근, 녹번역과 연신내역 인근 등 모두 9곳에 2만5100여 가구가 새로 들어설 예정이다.
지하철 3호선과 6호선, 그리고 공사 중인 GTX역이 들어설 연신내 역세권에 478가구의 주상복합 단지가, 또 16만㎡로 발표 후보지 중 가장 넓은 증산4구역에는 4139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가 형성된다. 이 밖에 녹번과 불광 근린공원 인근 상업, 주거용지에도 각각 2436세대와 1651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가 만들어진다.
은평구에 이 같은 대규모 새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은 ‘은평뉴타운’ 이후 약 15년 만이다. 과거 은평구 내에서도 가장 낙후된 곳 중 하나로 손꼽혔던 진관내동이 뉴타운으로 1만7000여 세대의 아파트와 주상복합, 그리고 초대형 쇼핑몰과 대형 종합병원 등이 자리한 신도시로 거듭났다.
제 2의 ‘은평뉴타운’ 격인 이번 선도사업의 성공 관건은 사업속도와 주민동의 확보다. 윤성원 국토교통부 차관은 1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7월까지 10%의 주민동의를 받아 예정지구로 지정하고, 추가동의 확보로 본사업지구로 지정한다면, 빠르면 2023년이나 2024년에는 분양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이번 선도사업 후보지 신청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사전 설명하는 절차가 생략됐다는 점이다. 은평구 포함 이번에 후보지를 신청한 서울 구청 대부분이 별도의 의견수렴 절차를 건너뛰고 사업을 진행했다. 발표 직후 후보지역 거주민이나 부동산 관계자들 반응이 대부분 “처음 들었다”라고 나오는 이유다.
10년 넘게 개발에서 소외된 지역이라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과거 뉴타운 지역으로 지정됐다 일몰제로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는 등 부침이 심했던 증산4구역이 대표적이다. 주민 중 일부는 6월 공공 재개발 지역 선정에 참여를 검토하기도 했다. 이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그동안 주민들의 스트레스가 컸다”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공공 중심 재개발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약 300여 명의 토지 소유주들이 구청에 반대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은평 등 ‘선도사업 후보지’와 관련 “사업의 성패는 참여 의향을 높일 수 있는 충분한 정보 제공으로 주민 설명에 나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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