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서울 빌라 낙찰가율 93.1%...4년7개월 내 최고
공공재개발, 역세권 고밀개발 기대감
매매시장 빌라 거래량 급증...경매서도 인기 높아져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 25일 서울중앙지법 경매7계. 감정가 2억1300만원인 중구 신당동 빌라(다세대주택, 연립주택) 36㎡(이하 전용면적)가 경매에 나와 2억6012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가 7명이나 몰리면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22%까지 올라갔다.
같은 날 이 법원에서 경매가 진행된 동작구 상도동 빌라 100㎡와 동작구 사당동 빌라 33㎡도 각각 105%(감정가 3억2200만원, 낙찰가 3억3842만원), 100%(감정가 1억2600만원, 낙찰가 1억2625만원) 낙찰가율을 기록하면서 새 주인을 찾았다. 이중 상도동 빌라 100㎡는 작년 12월 한차례 경매가 진행됐으나 응찰자가 한명도 없어 유찰된 물건인데, 이번에 응찰자가 7명이나 몰리면서 낙찰가율이 100%를 넘겼다.
서울 및 수도권 경매시장에서 빌라 인기가 수직 상승하고 있다. 정부가 2·4공급대책을 통해 서울 도심에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공공재개발과 역세권 고밀개발을 추진하면서, 후보 예상지역의 빌라 인기가 치솟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2월 경매시장에서 서울 빌라 평균 낙찰가율은 93.1%로 전월(85.1%)보다 8%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2016년 7월(93.2%) 이후 4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건당 평균 응찰자수도 4.4명으로 전월(4명)보다 0.4명 많아졌다. 지난해 서울 빌라 경매 건당 월평균 경매 응찰자수는 2.9명 수준이었다. 최근 경매 시장에서 빌라를 찾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분위기는 수도권 다른 지역도 비슷하다. 서울은 물론 경기와 인천을 합한 수도권 전체 지역 빌라 평균 낙찰가율은 82.5%를 기록했다. 전월(71.5%) 보다 11%포인트나 급등했다. 이는 2017년 10월(84.1%) 이후 최고치다.
수도권 빌라 평균 응찰자수는 5.2명으로 1월(4.5명)과 비교해 0.7명 늘었다.
개별 물건별로는 응찰자수 10명, 낙찰가률 100% 이상인 곳이 흔하다. 22일 의정부지법 경매6계에서 경매를 진행한 가능동 승원아트빌라 55㎡는 11명이 응찰해 낙찰가율이 132%(감정가 1억1600만원, 낙찰가 1억5288만원)까지 올라갔다. 같은 법원에서 25일 경매를 진행한 신곡동 메이플빌라트 37㎡의 경우는 낙찰가율이 119%(감정가 1억3000만원, 낙찰가 1억5526만원)나 됐다.
경매시장에서 빌라 인기가 높은건 정부의 도심 공공재개발 활성화 추진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매매시장에서 빌라 인기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최근 빌라 매매시장엔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거래량과 시세가 동시에 상승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1월 흑석2구역 등 서울 내 공공재개발 1차 후보지 여덟 곳을 발표한 데 이어 다음달 2차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영등포, 용산 등 후보 예상지역 빌라에 투자 문의가 많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도심 재개발 활성화 기대감이 반영돼 경매를 통해 매매시장에서보다 싸게 빌라는 사려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응찰자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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