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위인전으로 국방력 과시…'노딜' 하노이 삭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군 내 규율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담배를 손에 쥔 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인전'을 내고 핵무기 개발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등을 대표적인 치적으로 소개했다.

28일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홈페이지를 통해 '위인과 강국시대'라는 제목의 도서를 공개했다. 평양출판사가 지난해 12월 30일 발간한 것으로 총 620여쪽, 7개 챕터에 걸쳐 김정은 집권 10년간의 국방·외교는 물론 경제·사회·문화 분야 성과를 담았다. 사실상 '김정은 위인전'인 셈이다.

책은 무엇보다 핵무력을 과시했다.

'핵에는 핵으로' 소제목을 단 글을 통해 지난 2016년 수소탄 실험과 이듬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탄 실험을 상세히 설명했다. 별도로 ICBM '화성-14형'과 '화성-15형' 발사 시험도 나열했다.

책에서는 "적대세력들과는 오직 힘으로, 폭제의 핵에는 정의의 핵 억제력으로만이 통할 수 있다"고 강조하거나 "강위력한 핵 무력으로 미국의 일방적인 핵 위협의 역사를 끝장내야 한다"며 이것이 김 위원장의 신조라고 피력했다.

북미관계를 놓고선 사상 첫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판문점 회동에만 15쪽을 할애하며 지대한 업적으로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노딜'로 끝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은 일절 다루지 않았고, 판문점 회동 당시 함께했던 문재인 대통령도 언급하지 않는 등 입맛대로 편집했다.

대남관계에 있어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내용은 '9월 평양공동선언'이라는 표현으로만 소개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문선명 통일교 총재 등의 이름은 직접 거론하고 일화를 소개했지만, 대남 성과 부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은 것도 눈에 띈다.

이 책에서는 "군사적 긴장 상태의 지속을 끝장내는 것이야말로 북남관계의 개선과 조선(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전통적인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 쿠바 등과의 관계도 강조했다. 특히 "조중친선 관계는 공동의 위업을 위한 성스러운 투쟁 속에서 피로써 맺어진 관계"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2018년과 2019년에만 4차례에 걸쳐 중국을 방문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번 도서는 김 위원장의 집권 10년을 맞이하며 발간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