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에어팟맥스는 출시되자마자 감가상각이 심하네…”
70만원이 넘는 가격에도 기록적 인기를 증명했던 애플의 무선헤드폰 ‘에어팟맥스’가 출시 2주도 안 돼 중고시장에서 10% 넘게 할인돼 거래되고 있다. 먼저 출시된 미국 등 시장에서 각종 결함이 보고되고 있는데다, 높은 가격에 비해 그 성능이 부족하다는 부정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28일 중고거래앱 ‘당근마켓’에는 애플이 지난 15일 71만9000원 가격으로 국내 공식 출시한 에어팟맥스가 50~60만원대에 매물로 올라와 있다. 일부 인기 색상의 경우 지금도 애플 공식 스토어를 통해 구매할 시 한 달가량 대기해야 할 만큼 공급이 부족한 상황인데, 이를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시세가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수요가 많은 것이 아니라 단순히 공급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온다.
제품의 가격이 성능이나 편의성에 비해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불만이 시세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배터리가 기대보다 빨리 소진된다는 지적이 줄을 잇고 있다. 무선헤드폰은 기기와의 연결을 유지하기 위해 배터리 용량 제어가 중요하다. 이에 애플은 제품을 넣었을 때 즉시 저전력 모드로 전환되도록 하는 전용 케이스를 함께 제공한다. 하지만 먼저 제품이 출시된 미국 등 시장의 소비자들은 “오히려 밖에 꺼내뒀을 때보다도 빠르게 배터리가 소진된다”는 불만이 쏟아내고 있다. 특히 에어팟맥스에는 별도의 전원 버튼도 없어 이같은 배터리 문제가 더 부각되는 모습이다.
한 해외 사용자는 최근 애플 공식 지원 커뮤니티에 “내 에어팟맥스는 밤사이에 스스로 방전된다. 90%에서 0%까지 배터리가 떨어졌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한 이후 조심스럽게 스마트케이스에 넣어뒀는데, 몇 시간 뒤에나 혹은 그 다음 날 확인해보면 배터리 잔량이 부족하다는 ‘데쓰 사운드(death sound)’가 울린다”며 “이건 549달러짜리 헤드폰에 기대하는 성능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고가 무선헤드폰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소구할만한 성능 차원의 매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음성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화하는 방식을 일컫는 ‘코덱’을 어느 범위까지 지원하는지는 헤드폰의 성능을 평가하는 주요 요소인데, 애플은 AAC 방식만 지원한다. 용량이 작음에도 음질이 좋다는 특징이 있지만, 전송 효율이나 레이턴시(지연시간)를 줄이는 데에는 소니의 LDAC나 퀄컴의 aptX 등보다 성능이 떨어져 하이엔드 유저가 선호하는 포맷은 아니라는 평가다.
이밖에 무게가 너무 무겁다는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에어팟맥스의 무게는 약 385g으로, 다른 경쟁 헤드셋의 평균적인 무게가 200g 중반이라는 것과 비교해 50% 이상 무겁다. 전자제품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회원은 “사용해보니 목이 너무 아팠다. 바로 반품신청했다”고 후기를 공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