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지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남자 아이돌이 나와 술을 마시다 알페스(동성애) 때문에 눈물을 흘린 적도 있다. 독실한 크리스천이라 동성애에 부정적인 친구인데 자신과 멤버들이 얽혀 이러쿵 저러쿵 하고 있는 소설을 보고…”
팬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아이돌을 주인공 삼아 만든 팬픽션, 알페스(RPS·Real Person Slash). 주로 남성 아이돌간 동성애를 소재로 삼는다. 앞서 “기획사들이 남자 아이돌들에게 ‘알페스’(RPS) 연출을 강요한다”고 폭로한 연습생 댄스 트레이너 유튜버가 또 한 번 추가 폭로에 나섰다.
알페스 논란도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 유튜버는 지금이라도 아이돌 기획사들이 “아이돌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습생들에게 춤을 가르쳐 아이돌 데뷔조로 올린다는 트레이너 유튜버는 14일 ‘알페스와 딥페이크, 이것 때문에 우는 아이돌을 내가 봤다’는 제목의 영상을 다시 한번 게재했다.
동영상이 올라온지 만 24시간도 안 돼 3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해당 영상에서 이 유튜버는 “기획사에서 알페스를 기획사와 팬들의 ‘회색지대’라고 부른다”고 폭로했다.
그는 “미국에서 할렘가와 부유층이 사는 곳의 중간에 회색지대가 있다. 마약을 하고 싶은 부유층들이 할렘가에 가면 경찰들이 많으니 구하기 쉽지 않으니 찾는 곳이 바로 이 회색지대”라며 “기획사들이 생각하는 알페스가 이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금전적 이득’이 생기는 알페스를 ‘필요악’으로 여기고 이를 방치하거나 이용한단 것이다.
“딥페이크(가짜 사진 합성)가 만약에 알페스만큼 돈이 됐으면 소속사들이 딥페이크도 냅뒀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딥페이크를 보고 팬들이 유입되지 않기 때문에 즉각 조치 중이란 말이다.
그러면서 이 유튜버는 알페스로 인해 심적 고통을 받는 아이돌들이 적지 않다고도 털어놨다.
유튜버는 “지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남자 아이돌이 나와 술을 마시다 알페스 때문에 눈물을 흘린 적도 있다”며 “독실한 크리스천이라 동성애에 부정적인 친구인데 자신과 멤버들이 얽혀 이러쿵 저러쿵 하고 있는 소설을 보고 울었다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친구가 소설을 본 뒤 같은 그룹 멤버들과의 손장난 같은 스킨십도 예민하게 받아들이게 됐다고도 덧붙였다.
이 유튜버는 “아이돌은 외계인이 아니고 평범한 청소년에 불과하다”며, 알페스를 ‘돈벌이’나 ‘남녀간 성대결’로 이용할 게 아니라, ‘인권문제’로서 진지하게 접근해야될 화두라고도 강조했다. 특히 알페스 근절을 위해선 기획사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재차 지적했다.
그는 “기획사에서 이미 이렇게(알페스는 회색지대) 생각하고 있는데 알페스를 어떻게 근절하고 처벌하겠느냐”며 “알페스 때문에 생기는 수익을 포기하지 못하겠다면, 차라리 수위를 딱 정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도 했다. 이 선을 넘지 말되, 수위를 넘긴 것이 있다면 팬들에게 ‘법률 팀으로 보내달라’ 요청하란 것이다. 이 유튜버는 “팬들이 얼마나 아이돌들을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는줄 아느냐”며 “그렇게 된다면 알아서 자정 작용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유튜버는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아이돌 지망생들에게 춤을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앞선 유튜브에서 “팬들이 각 그룹에서 좋아하는 아이돌들을 엮어 ‘OO커플’로 엮기 시작하는 조짐이 보이면 기획사 측에서 아이돌들에게 (알페스 상황을 연출하라는) 권고를 하기 시작한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무대나 방송에 나갈 때 서로 일부러 더 스킨십을 해 순간 캡쳐 영상이나 사진이 계속 나오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지시한다”며 “이렇게 엮인 아이돌들을 주제로 한 팬픽은 주로 골수 팬들이 창조하고 소비하니 기획사 입장에선 수익 창출을 위해 알페스를 활용하는 게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