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파트 살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아
부산 재건축 상징 삼익비치도 가격보합세
지방 아파트 정리하고 강남 ‘똘똘한 한 채’ 갈아타기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재건축 대상인 부산 남천동 삼익비치아파트를 비롯해 해운대구 주상복합 아파트 총 4채를 소유한 A씨는 얼마전 부산 집들을 정리하고 서울 강남의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고 나서 부산의 거래가 예전만 못해 매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9일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최근 지방에서 주택 여러채를 보유한 ‘큰 손’들이 강남권 대장 아파트 한 채로 갈아타기를 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A씨는 “삼익비치를 매도하려고 매수자를 찾는데 잘 없다”며 “조정대상지역이 되고 나서 거래량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또 “그런데 살려고 하는 (강남)아파트는 매물이 잘 안 나와 계획에 차질을 빚는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도 부산 삼익비치 아파트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11월과 12월 이후론 거래가 거의 없다시피하고 가격도 보합세다. 삼익비치 전용95㎡(311동·12층)는 지난해 11월13일 최고가 16억8000만원에 손바뀜 됐는데, 그 이후 계약된 310동 4층 과 311동 6층은 모두 같은 면적에 바다전망임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낮은 15억1000만원, 1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부산 전체 주택시장의 숨고르기도 관측된다. 12월 KB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부산의 매수우위지수는 89.4로 11월 96.9보다 감소했다. 아파트 시장에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매매거래가 얼마나 활발한지를 나타내는 매매거래지수도 11월 48.8에서 12월 26.7로 줄었다
1월 첫째 주 조사된 집값 동향에서도 부산은 0.45%가 올라 전주 0.58%가 오른 데 비해선 오름세가 약해졌다.(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12월 14일 매매가격 변동률이 1.07%에 이르렀던 부산 남구는 0.5%로 절반이 됐고, 수영구 0.28%(전주 0.33%), 해운대구 0.37%(전주 0.52%) 모두 가격 오름세가 누그러졌다.
반면, 강남 아파트를 사고 싶어하는 사람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강남권 매수우위지수는 12월(KB월간주택가격동향) 107.9로 11월 90.5 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러다보니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도 속출하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3의 경우 전용면적 163.7㎡가 지난 12월 21일 33억원(36층)에 매매되면서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84.98㎡는 28일 29억원(15층)에 역대 최고가에 거래됐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84.8㎡는 지난달 24일 23억5000만원(12층)에 신고가로 매매됐다.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 1년간 강남 대장아파트도 지방의 오름세에 비하면 값이 얼마 오르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똘똘한 한 채만 남기거나 사려는 분위기와 키맞추기가 이어지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해(1~11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아파트를 매수한 사람 4명 중 1명은 서울 외 거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매입자거주지별 통계를 분석한 결과, 총 1만1433건 가운데 서울에 살지 않는 외지인이 매입한 경우가 2927건(25.6%)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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