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고양 등 한 주 사이 1%대 상승
수도권 저평가지역·교통호재 등 부각
공시가 1억원 미만 찾는 수요도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새해부터 수도권 북부가 들썩이고 있다. 서울에서 수도권, 지방으로 확산했던 매수수요가 다시 수도권 저평가지역으로 향하는 가운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지나는 경기 양주, 의정부, 고양 등의 집값 오름세가 두드러진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경기 양주의 아파트값은 이번 주 1.44%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나타냈다. 양주에서 한 주 만에 1% 이상 상승률이 나온 건 2012년 5월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말부터 지방 주요 도시가 규제로 묶이고 매수수요가 수도권 저평가지역으로 움직이면서, 양주 아파트값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GTX-C노선 진척에 따른 교통 개선 기대감은 집값을 더 밀어올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2일 GTX-C노선 민간투자대상사업 지정 및 시설사업기본계획을 고시했는데, 양주 덕정역이 이 노선의 시작점이다.
일대에선 신고가 거래가 속속 나오고 있다. 옥정동 ‘옥정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58㎡(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30일 4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달 초 비슷한 층의 거래건보다 1억1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인근 ‘e편한세상 옥정어반센트럴’ 84㎡는 지난달 25일 5억9000만원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저가주택에 대한 수요도 이어진다. 이는 다주택자가 취득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주택이다. 일대 공인중개업소는 부동산 매물 아예 ‘공시가 1억원 이하’, ‘공시가 9520만원’ 등을 표기해 소개한다.
고암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주공 2·5단지의 49~59㎡ 매물이 공시가 1억원 미만에 해당한다”면서 “지난달 2단지에서만 59㎡ 매물이 20건 넘게 거래가 됐다”고 말했다. 현재 호가는 지난달 실거래가(1억5800만~2억900만원)보다 최소 5000만원 이상 높은 수준에 형성됐다. 매매계약과 동시에 세입자를 들일 경우, 최근 오른 전셋값에 맞춰 갭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고 이 공인중개사는 설명했다.
인근 의정부와 동두천의 상황도 비슷하다. 동두천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이번 주 0.81%로 전주(0.09%)보다 9배 뛰었다. 의정부 역시 0.66% 올라 전주(0.35%)와 비교해 상승폭이 약 2배 커졌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경기권 집값이 남부 위주로 달아오를 때,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으로 꼽힌다. 동두천은 지난해 아파트값이 마이너스 변동률(-1.20%)을 보인 지역이다.
고양(0.90→1.10%)의 아파트값 강세도 이어지고 있다. 김포와 파주 주택시장이 달아오르는 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일산에 수요가 몰리며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상승폭이 커졌다. 여기에는 전세난 회피 수요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정부가 지난달 29일 고양 창릉신도시 조성 관련 광역교통개선대책을 확정한 데 따라 GTX-A노선이 지나는 곳의 아파트값이 크게 뛰었다. 창릉역 신설이 확정된 고양 덕양구(1.25%)와 킨텍스역이 예정된 일산서구(1.21%)는 이번 주 나란히 1%대 올랐다. 이들 지역에서 주간 기준 1%대 상승률이 나온 건 처음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과 전세난으로 인한 매매 갈아타기 수요 등이 수도권 주요 도심에서 아파트가격을 자극하고 있다”면서 “수도권 북부는 지난해 집값 과열이 나타났을 때도 크게 오르지 않은 데다 GTX 등 광역교통망 개선 호재로 수요가 몰리는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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