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12월 중순이후 경매법정 ‘스톱’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 110%...역대 최고 수준

경기도 외곽 아파트, 빌라 등도 인기 급상승

코로나로 멈춘 경매시장…그래도 뜨겁다[부동산360]
서울 아파트 밀집지역을 내려다 보는 시민. [헤럴드DB]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달 15일 서울 서부지법 경매7계. 감정가 7억500만원인 은평구 진관동 은평뉴타운우물골 전용면적 101.5㎡가 처음 경매에 나와 8억3010만원에 낙찰됐다. 6명이 입찰해 경쟁을 벌인 결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18%로 치솟았다. 같은 날 이 법원에선 감정가 8억3400만원인 진관동 은평뉴타운폭포동 전용 102㎡도 경매를 진행했다. 역시 6명이 응찰했고, 9억631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15%나 됐다.

이날 이 법원을 끝으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선 끝내 법원 경매가 다시 열리지 않았다. 사실상 경매법정이 멈춘 상태지만 12월 주택 경매는 마지막까지 뜨거웠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2020년 12월 법원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10.0%를 기록했다. 전월(108.4%) 보다 1.6%포인트 올라간 것으로 서울 아파트 월간 낙찰가율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10월(111.8%)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가 감정가보다 평균 10% 이상 비싸다는 이야기다.

경매 건당 평균 응찰자수는 9.2명으로 2019년 9월(1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사태 확산 등의 이유로 경매 물건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12월 중순 이후 경매법정이 열리지 않아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36건까지 줄었다. 2019년 서울 아파트 경매 건수는 월평균 100건 전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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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도 상황이 비슷하다. 평균 낙찰가율이 100.9%를 기록해 역시 100%를 넘었고, 경매 건당 평균 응찰자수는 7.4명으로 지난해 8월 최저점(5명)을 기록한 후 계속 늘었다. 경기도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9월(100.8%) 이후 4개월 연속 100%를 넘었다.

경매시장에서 경기도 아파트 낙찰가율은 보통 90%를 넘지 않았다. 2019년 경기도 아파트 월평균 낙찰가율은 87.7% 수준이었다.

하지만 2020년 분위기는 달랐다. 서울 집값과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을 사려는 수요가 경매로 몰려, 경매시장에서 경기도 아파트 인기는 급상승했다.

경매에서도 경기도 아파트 물건이 부족했다. 매매시장에서 빠르게 팔려나가지 채권자들이 굳이 경매로 넘기지 않고 처리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코로나19로 경매법원 조차 열리지 않아 12월 경기도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10건까지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경기도 아파트 월평균 경매 진행건수(397건)의 4분의1에 불과하다.

최근 수도권 주택 경매 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빌라의 인기 상승세다. 매매시장에서 빌라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과 같은 이유다. 아파트값이 너무 많이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으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경매에도 나타나는 것이다.

지난달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포함) 빌라 평균 낙찰가율은 80.3%로 전월(75.6%) 보다 4,7%포인트나 높아지면서 80%를 돌파했다. 경매시장에서 수도권 빌라 낙찰가율이 80%를 넘는 건 흔치 않은 경우다. 수도권 빌라 평균 낙찰가율은 2019년 75.8%, 2020년 75.4%였다.

지지옥션 오명원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경매시장이 제대로 열리지 못하고 있고, 주택 경매 물건도 전반적으로 부족하지만 응찰자수는 늘어나고 있는 상태”라면서 “지난해 2월과 8,9월 휴정 사태 이후에도 수도권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높았던 것 만큼, 새해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을 구하려는 수요자들이 경매에 몰려 당분간 고가 낙찰가율 현상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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