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現직원, 卞장관 거듭 저격
“없는 말 지어낼 수 없다” 토로
블랙리스트·‘사표 기망’도 거론
卞측 “악감정 직원 일방적 주장”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과 과거 한솥밥을 먹은 현 SH공사 직원은 29일 “(변 장관이) 사소한 일조차 끝내 거짓말을 했다”며 “사람의 언행은 하루아침에 형성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더욱 우려된다”고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전날 야당의 반발 속 당시 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변 장관은 이날부터 임기에 들어간다. 이런 가운데 변 장관이 SH공사 사장일 때 함께 일했던 직원이 저격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SH공사 직원 A씨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변 후보자가 회의 중 ‘강남 과자’를 찾으며 짜증을 냈다는 데 대해 “SH공사의 중참(中參)급 직원들은 이에 대해 다 알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당시 SH공사 회의에 참석한 제가 직접 현장에서 보기도 한 내용”이라며 “없는 말을 지어낼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이어 “변 후보자는 확실하고 객관적 증거가 나온 일 외에는 (의혹을) 인멸하려고 한다”며 “구의역 사고와 공공주택에 대한 발언 등 기록이 남아 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사과했다”고 맹폭했다. 변 장관 측은 이 논란에 대해 “떠도는 이야기였다”며 거듭 선을 그었다.
A씨는 “기본이 어디 갈까 싶다”며 “여론의 질타를 받은 이상 약간의 조심은 하겠지만 그간 보인 행태는 여태 살아오면서 밴 습관(이라 고치기가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변 장관에게 거듭 날을 세우는 이유로는 “SH공사 일부 구성원은 ‘선배급 직원이 왜 그러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후배급 직원들을 위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11월 변 장관이 SH공사 사장에서 물러나기 직전 논란이 된 ‘사표 기망 사건’도 언급했다. 이는 변 장관이 임원급 인사 7명에게 사표를 쓰라고 한 후 실제로는 이모 본부장 한 명의 사표만 수리한 일이다. 당시 SH공사 내부에선 변 후보자가 그를 ‘블랙리스트 제보’ 관련자로 보고 보복성 인사를 한 것 아니냐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다.
A씨는 이에 대해 “변 장관이 당시 인사들에게 ‘서울시 행정2부시장이 사표를 내라고 한다. 제출하지 않으면 서울시가 SH공사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사표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특정 인사의 사표를 받기 위해 서울시 2부시장이 하지 않은 말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SH의 또 다른 인사도 “(변 장관이) 그런 말을 했던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임원들 스스로 판단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라고만 했다.
변 장관 측은 A씨의 거듭된 주장에 대해 “변 장관이 SH공사에 있을 때 사내 인사와 관련해 악감정을 갖게 된 인사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강남 과자’ 논란을 놓고 “직원들이 변 장관에 대해 가십으로 하는 말이었다”며 “A씨는 그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변 장관에게) 들었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표 기망 사건’에는 “당시 서울시 2부시장이 변 장관에게 (회사가 시끄러워진 데 대해) ‘경영진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며 “퇴임이 얼마 남지 않은 변 장관은 이를 징계가 아닌 ‘사표 제출’로 이해하고, 그 내용을 임원급 인사들에게 전달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