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조사, 동두천시 올해 –0.99% 변동률
최근 8년 내 연간 기준 하락폭 가장 커
집값 오르는 인근 대단지 택지지구로 인구 빠져 나가
인구감소, 고령화, 부족한 산업기반 등이 원인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올해 전국 집값이 14년 만에 최대 상승한 가운데 수도권 지자체 가운데 유일하게 집값이 하락한 지역이 있다. 동두천시다. 인접한 양주, 파주, 의정부시 등이 모두 올랐는데, 나홀로 하락하고 있다. 인구가 감소하고, 일자리가 부족해 젊은층이 떠나는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8일 KB국민은행 주간아파트값 동향 자료에 따르면 동두천시는 지난주(21일 조사 기준) –0.19% 변동률을 기록해 전국 시군구 가운데 목포(-0.31%)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하락했다. 이에따라 올 들어 이달 셋째 주까지 누적으로 0.99% 하락해 수도권에선 유일하게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전국 시군구 가운데 아파트값이 하락한 상위 10개 지역 중 수도권에선 동두천이 유일하게 포함돼 있다. 전국적으로 목포(3.18%)가 가장 낙폭이 심하고, 당진(-1.75%), 동두천(-0.99%), 안동(-0.83%), 서산(-0.70%), 제주 서귀포(-0.57%), 익산(-0.57%), 마산 회원구(-0.55%), 거제(-0.49%), 부산 중구(-0.06%) 등의 순서로 많이 떨어졌다.
이들은 대부분 지역 산업 기반이 부족해 젊은층이 떠나면서 인구가 줄고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동두천시는 전국 기준으로 하락지역 ‘톱3’ 안에 들어갈 정도로 침체를 겪고 있다. 지난해까지 연간 집값이 떨어졌던 인근 양주, 파주, 의정부시 등이 모두 올해 상승세로 돌아섰는데, 동두천시는 나홀로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이고 있다. 이제 한 주 남은 12월 마지막주까지 계산하면 연간 기준 1% 이상 하락폭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0.13%), 2019년(–0.22%)에 이어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는 것으로 2012년(-2.35%) 이후 8년 내 가장 큰 하락폭이다.
동두천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 건 인구감소, 산업기반 부족, 부족한 사회 문화 시설 등이 꼽힌다. 동두천 인구는 현재 9만4525명으로 2016년 9만8277명을 정점으로 매년 1000여명씩 감소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11월까지 243명이 줄었다. 젊은층 중심으로 의정부, 양주 등 신도시로 이주가 많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자행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의정부 민락지구, 양주 옥정지구 등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큰 주변 신도시로 많이 이주했다”며 “한정된 주택 수요가 자꾸 빠져 나가니 집값이 잘 오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층들이 빠져 나가니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하고 있다. 동두천시 거주자 평균 연령은 2016년 42세에서 2019년 기준 45세로 매년 1살씩 높아졌다. 경기도 전체 평균 연령은 41세다. 동두천시에선 2010년 한해 출생아수가 990명이었으나 2019년엔 426명으로 절반이상 줄었다.
인구가 줄면서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데, 주택수는 오히려 늘었다. 동두천에 있는 주택수는 2016년 3만5755채에서 2019년 3만7452채로 1697채 증가했다. 수급 여건상 집값이 오르기 힘든 구조다. 늘어난 주택도 주거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가 아니라 대부분 연립주택, 단독주택 등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기업 아실에 따르면 최근 10년 내 동두천에 공급된 새 아파트는 2011년 569채가 가장 많고, 2018년 492채, 2019년 0채, 2020년 376채 수준으로 부족한 편이다.
동두천은 2021년 경원선 복선전철 완공 및 국도 37호선 개통 등 교통호재가 있다. 2022년 완공 목표인 국가산업단지 개발, 경기 북부 최대 규모로 짓고 있는 동두천 제생병원 개원 등 일자리를 늘리려는 움직임도 있다. 하지만 개발 완료 시점이 계속 지연되는 등의 이유로 집값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진 못하고 있다는 게 해당지역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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